역사학자 전씨 SNS로 시사직격 편향 방송 비판
제작진 사과에도 온라인 ‘시청 거부 운동’ 이어져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KBS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의 일본 편향 방송 논란에 관해 “우리 안에 남아 있는 ‘혐한 의식’”이라며 비판했다. 앞서 28일 시사직격 제작진이 “현재 한일관계로 인해 악화된 국민 정서와 감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온라인에서는 비판에 이어 시청 거부 움직임까지 일며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전씨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극우 성향 일본 언론사인 산케이신문의 구보타 루리코 해설위원이 시사직격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칭한 것과 관련, “의도적 발언”이라면서 이를 옹호한 시사직격 제작진을 질타했다.
전씨는 “그 산케이 기자는 한국에서 ‘씨’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를 리 없다”며 “만약 KBS 일본 특파원이 NHK에 출연해 ‘나루히토씨’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고 말했다. 구보타 해설위원이 의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씨’라는 호칭을 쓴 것이며, 이는 한국인 기자가 일본 공영방송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나루히토씨’라고 부른 것이나 마찬가지로 무례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전씨는 “현장에서 사회자가 그의 무례를 지적하기는 어려웠더라도, (KBS가) 그를 위해 변명해줄 이유도 없다”며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일본인의 의도적 무례를 덮어주려고 애쓰는 것도, 우리 안에 남아 있는 ‘혐한 의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무례한 이유도, 일본 편에서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구보타 해설위원은 지난 25일 방영된 시사직격에서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씨의 역사관 때문”이라며 “문 정권은 친일의 뿌리를 가진 박근혜가 해온 일을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고 그걸 무너뜨리고 바로잡으려고 한다. 그런 신념이 있는 한 한일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편향적 방송이라는 비판이 일자 지난 28일 시사직격 제작진은 “일본에서는 ‘~씨’라는 표현이 격식을 갖춘 존칭어로 사용되고 있다”며 “아베 총리를 지칭할 때도 출연자 모두 ‘~씨’라는 표현을 총리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시사직격에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 직후부터 29일까지 시사직격 홈페이지 시청자소감 게시판에는 500여개가 넘는 비판글이 쏟아졌다. 비판은 ‘시사직격 폐지 운동’, ‘KBS 수신료 거부 운동’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 호칭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본 예의 아니냐”며 “국민에게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프로그램 폐지가 답”(박****)이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수신료를 내고 공영방송에서 매국 방송을 봐야 하는가”(김****)라며 최근 확산하고 있는 KBS 수신료 거부 운동을 독려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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