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7월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품목으로 지정한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이 지난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99% 이상 감소했다. 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 한국에서 진행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지난달 일본의 대한(對韓) 맥주 수출도 99.9% 급감했다.
일본 재무성이 30일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세정 과정에 사용하는 불화수소의 지난달 한국 수출액은 372만3,000엔(약 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4% 급감했다. 불화수소는 일본 정부가 7월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 중 하나다. 지난 8월에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이 수량과 금액은 모두 제로였다. 교도(共同)통신은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허가 절차가 진행돼 소량이나마 9월 들어 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로 촉발된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 맥주의 9월 한국 수출액은 58만8,000엔(약 630만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99.9%가 급감한 수치다.
지난 21일 발표된 재무성의 9월 무역통계(통관기준 속보치)에 따르면 9월 일본의 한국 수출액은 4,028억엔(약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2,513억엔(약 2조6,000억원)으로 8.9% 감소했다. 일본은 9월 한국과의 교역에서 1,514억엔(약 1조6,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흑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9월의 대한 수출 감소폭은 일본 정부가 7월 시작한 수출 규제 강화에 반발하는 불매 운동이 한국에서 본격화한 8월에 비해서도 대폭 늘었다.
주요 품목별로는 맥주가 포함된 식료품 수출액이 8월에 40.6% 감소한 데 이어 9월 62.1% 감소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받는 반도체 소재 등이 포함된 유기화합물 수출은 24.8% 줄었고, 반도체 등 제조장비 수출액은 55.7% 감소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재무성의 무역통계에 대해 “우리 나라(일본) 기업에 대해 경제적인 악영향을 주려는 불매운동이 한국에서 행해지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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