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정체에 자금난 시달려
트럼프 곧바로 조롱글 써 ‘빈축’
미국 민주당의 신성으로 주목 받던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이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퇴하겠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40대의 젊은 정치인인 오로크 전 의원은 3월 출마 선언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폭넓은 성원을 받았지만 최근 지지율 정체와 모금부진으로 고전하다 결국 중도 포기를 선언하게 됐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로크 전 의원은 이날 온라인 성명을 통해 2020년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며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더 이상 경선을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단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지금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캠페인에 참여해온 모든 이들과 후보들의 단합을 추구하는 당과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도 지지자들에게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오로크 전 의원은 그러면서 “내 경선운동은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 한복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의 최종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며 “여러분들도 똑같이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47세의 오로크 전 의원은 지난해 중간선거에 출마해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에서 거물급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에 3%포인트 차 석패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급부상했다. ‘제2의 오바마’, ‘백인 오바마’라는 별칭도 얻었다. 풀뿌리 정치를 표방한 그는 대선 경선 출마선언 직후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막대한 정치후원금을 기부 받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능숙하게 활용해 인기를 모았지만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 한계를 노출했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모금 부진으로 자금난에도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로크 전 의원의 경선 포기 소식에 조롱을 보내 빈축을 샀다. 그는 트위터에 “오 이런. 이 자리(대통령)를 위해 태어났다고 하던 베토가 방금 대선 레이스를 포기했다”며 “난 그렇게(그가 대통령 자리에 적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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