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차원 비핵화 위한 외교적 노력 뒷받침” 분석
한미 양국 공군은 대규모 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올해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북한을 고려한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대대급 이하 연합훈련을 지속한다는 군 당국 방침에 따라 소규모 연합훈련은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3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연말 실시하던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이름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2015년 한반도 전시작전 준비훈련(Pen-ORE)으로 첫 실시한 비질런트 에이스는 매년 12월 한미 공군 항공기들이 대규모로 참가해 왔다.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일삼았던 2017년 12월에는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F-35A 각각 6대, F-35B 12대는 물론,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 한미 공군 항공기 270여대가 투입됐다. 당시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이름을 빌어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자,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도 이달 중순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1차 SCM에서 훈련 미실시 방침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 노력을 군사적 차원에서 계속 뒷받침한다는 것이 양국 국방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질런트 에이스 등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 내지는 취소 결정이 잇따르는 데 대해 훈련 부족으로 인한 전력 약화를 우려한다. 북한이 올 들어 벌써 12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과도 비교된다. 이에 대해 한 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비질런트 에이스 같은 대규모 훈련은 실시하지 않은 대신,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 연합훈련은 충실히 실시했다”면서 “훈련에 참가한 한 조종사가 ‘비질런트 에이스보다 훨씬 훈련 강도가 높았다’고 말할 정도로 종합적으로 내실 있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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