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 연일 비판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정부와 정치권에 작심하고 또 쓴소리를 던졌다.
강 회장은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11월 19일)’을 앞두고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정책과 입법을 하는 분들이 우리 기업인들만큼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중견련) 회장직을 8년째 하면서 느끼는 바가 ‘매년 같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루 전인 5일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조성욱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불황기에 일감 몰아주기 등 범법이 더 횡행한다”며 경고하자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정의가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곧바로 맞받아쳤던 강 회장은 이틀 연속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도 “기업은 매일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수익을 내려고 하고 살아남기 위해 많은 일을 한다. 정부와 정치권에 있는 분들도 이해관계자 간 조율 등 할 일이 많겠지만 우리는 세계를 상대로 한다”며 ‘친기업’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는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의 말을 인용한 뒤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제하려는 것은 스튜피드(멍청한)한 짓이다.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수당으로 3,000억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 돈이면 우리 회사(신영그룹)와 같은 기업을 몇 개 만들 수 있다. 잡(일자리)을 주면 되지 돈으로 주는 것은 안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프다”고 꼬집었다.
지자체가 어디라고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3000억 청년수당’을 발표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은 국회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각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국회의원들 평가할 때 법안 발의 수를 가지고 평가하는 곳이 많다”며 “법안을 많이 내는 것보다 서로 충돌 가능성이 있는 법안을 조율하고 성장을 저해하는 법안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타다 논란’에 대해 강 회장은 “공정경제라는 건 경쟁자를 위한 게 아니라 경쟁과 소비자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특정 집단을 위한 게 아니라 소비자와 다수를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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