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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학암포해수욕장 친일시인 서정주 시비 건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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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학암포해수욕장 친일시인 서정주 시비 건립 논란

입력
2019.11.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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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암포해수욕장 전경과 시비건립 예정지. 태안군 제공
학암포해수욕장 전경과 시비건립 예정지. 태안군 제공

충남 태안군이 원북면 학암포해수욕장에 친일 행적 시인 미당 서정주(1915∼2000년) 시비건립을 추진하자 지역시민사회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12일 태안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15일 태안군의회 임시회 2020년도 업무구상보고에서 서정주 시비 건립을 내용으로 하는 ‘명사와 함께하는 해수욕장(학암포)’ 계획을 보고했다.

군은 우수해수욕장 교부금 2,000만원으로 서정주가 1990년대 중반 학암포를 찾아 온 뒤 쓴 시 ‘학(鶴)’을 높이 2m, 폭 1m 크기의 시비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비 건립 위치가 3ㆍ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옥파 이종일 선생 생가와 가깝고, 일제에 맞선 동학농민혁명 북접 기포지와 인접해 지역시민단체는 “친일시인 시비건립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 10여명은 지난 11일 긴급 모임을 갖고 ‘서정주 시비 건립 반대 태안군민 모임’을 결성했다.

군민 모임에는 동학농민혁명 태안군기념사업회, 태안읍유도회, 이종일 선생 기념사업회, 애국지사 이종헌 선생 선양회,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 독도사랑운동본부, 태안참여연대,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태안군학원연합회, 전교조 태안지회, 정의당 서산태안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국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친일 행적이 뚜렷한 서정주 시비를 철거하는 마당에 태안군이 뒤늦게 시비 건립을 추진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군은 해당 사업을 철회하거나 독립운동을 한 다른 시인 시비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태안군청을 방문, 서정주 시비 건립 철회를 촉구했다.

서정주는 일제강점기 창씨 개명한 이름으로 친일작품을 발표한 시인으로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친일 인사로 수록됐다. 그는 일제의 가미카제 특공대로 전사한 한국인 출신 소년비행병을 칭송하는 ‘송정오장송가’를 비롯, 일제의 징병에 적극 호응할 것을 요구하는 글을 다수 남겼다.

또한 1987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생일축하장에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 제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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