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자간담회서 밝혀… “정권 바뀌어도 되돌리기 어려워”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데 한 해 2,6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면 첫 해는 800억원, 두 번째 해는 1,700억원, (전 학년이 일반고로 전환되는) 세 번째 해부터는 2,600억원이 투입된다”며 “5년간 1조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된다”고 밝혔다. 5년간 1조500억원은 전국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 75곳 중 현재 재정결함보조금, 무상교육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사립학교 59곳에 대해서만 추산한 것이다. 자사고, 외고일 때 입학하면 졸업 시까지 자사고, 외고 학생으로서의 신분이 유지되기 때문에 전환 후 3년 간의 소요 재정은 매년 달라진다
유 부총리는 지난 7일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의 일반고 일괄전환을 발표하면서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계를 바탕으로 소요 예산이 7,700억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7,700억원은 외고ㆍ국제고를 포함하지 않은 자사고 42곳을 일반고로 전환했을 때 소요되는 금액만 추산한 것으로, 이 발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정책을 크게 전환하면서 예산 추계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다음날 이를 1조500억원이라고 정정했고 유 부총리가 11일 이를 부연설명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또 “2025년까지 5년 동안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어도 (외고ㆍ국제고ㆍ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고교학점제 시행 등을 통해 일반고의 역량향상이라는 변화가 가시화되면, 교육현장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는 진단이다.
한편 그는 정시 확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제도 개선의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대통령의 교육개혁관계장관회의모두발언을 보면 ‘수능이 능사는 아니지만 더 공정한 것 아니냐는 게 국민의 생각’이라고 언급했었다”며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정 정도 수능 비율을 상향하는 게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지난달 22일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시확대 방침을 밝히기 전까지 “정시 확대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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