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 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뒤 밝게 웃고 있다. 류효진 기자

일본 수출 규제 품목의 국산화 지원을 표방하며 문재인 대통령까지 가입자로 유치해 화제를 모은 ‘필승 코리아 펀드’가 출시 3개월 만에 7%에 가까운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에 편입된 삼성전자 등 반도체ㆍ정보통신기술(IT) 종목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관련 업종 실적이 내년엔 개선될 거란 분석이 많아 펀드 수익률도 당분간 순항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13일 필승 코리아 펀드(주식형)의 운용사인 ‘NH-아문디 자산운용’(아문디)에 따르면 8월14일 펀드설정 이래 이날까지 수익률은 6.91%로 집계됐다. 이달 초 기준 공모형 주식형 펀드(3,395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2.07%)보다 3배 이상 높은 호실적이다. 출시 한 달째에는 수익률이 2% 중후반에 머물렀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5일에는 8%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필승 코리아 펀드의 투자 대상은 기술혁신성과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가진 이른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분야 기업들이다. 지난 7~8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을 지원하는 취지로 출범한 사실이 알려지며 ‘극일(克日) 펀드’로 주목 받았다.

지난 8월 문 대통령을 필두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주요 각료, 중진 국회의원, 금융ㆍ공기업 사장 등이 연이어 가입하면서 펀드는 크게 흥행했다. 8월 말 400억원 수준이었던 펀드 설정액(운용 규모)은 이달 11일 기준 970억원으로 불어났다.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ㆍ증권사 수도 같은 기간 17곳에서 30곳으로 늘어났다.

13일 기준 ‘필승 코리아 펀드’의 수익률 추이. NH-아문디 자산운용 제공

필승 코리아 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국내 증시 회복과 관계가 깊다. 아문디 측은 펀드 출시가 국내 주식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저평가됐던 시점에 이뤄진 터라 지금은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에 편입된 상위 5개 종목(지난달 12일 기준)은 삼성전자(19.11%), SK머티리얼즈(5.68%), 솔브레인(3.44%), 현대모비스(3.31%), 에스앤에스텍(3.02%)이다. 이 중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초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펀드 수익률에 톡톡히 기여했다. 고숭철 아문디 주식운용부문장은 “소부장 업종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IT 종목들의 실적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문디 측은 펀드 수익률 고공행진을 자신하고 있다. 고 부문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많아 내년부터는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심리가 커질 것”이라며 “배당수익률을 하회할 정도의 저금리 환경도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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