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노래 “독도는 한국땅 홍보 효과” 기대도
북미(미국과 캐나다)가 이른바 ‘제시카 징글’에 푹 빠졌다. ‘제시카 징글’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짧은 노래인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패러디 영상이 확산하는가 하면 온라인 쇼핑몰에선 관련 상품(굿즈)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제시카 징글’은 영화에서 학력과 경력을 위조한 기정(박소담)이 오빠 기우(최우식)와 사기를 치려고 말을 맞추기 위해 부르는 노래다. 각본을 쓴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공동작가 겸 스크립터)씨가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해 만든 것으로,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북미에서는 노래 첫머리에 나오는 가사 ‘제시카’와 짧은 노래를 뜻하는 ‘징글’을 합쳐 ‘제시카 징글’이라는 신조어로 확산되고 있다. 개사 버전은 애초 3절까지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SNS에서 ‘제시카 징글’을 따라 부르거나, 일렉트로닉 댄스뮤직(EDM) 음악으로 편곡한 영상 등을 올리며 즐기고 있다. #jessicajingle(제시카징글) #BongHive(봉하이브)와 같은 해시태그로 영화를 응원하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봉하이브’는 봉 감독에게 열성적인 팬들이 모인다는 의미로 쓰인다. 누리꾼들은 “이 노래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베스트 오리지널 송’ 부문에 올려야 한다”(k****)거나, “하루종일 머리 속에 ‘제시카 징글’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s****)며 중독성 강한 노래를 칭찬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는 ‘제시카 징글’ 관련 상품까지 나왔다. 한 온라인 쇼핑몰은 노래 가사인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Jessica, only child, Illinois, Chicago)라고 새겨진 티셔츠와 머그잔을 판매 중이다. 이어 버즈피드는 9일 ‘기생충을 봐야 할 1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노래를 언급하며 미국에서 확산 중인 여러 게시물과 누리꾼 반응 등을 소개했다.
인기가 뜨거워지자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8일 공식 SNS에 배우 박소담이 직접 노래를 가르쳐주는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화답했다. 또 ‘제시카 징글’을 무료 음원으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링크까지 게시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기생충’을 배급한 영화 배급사 매드맨은 같은 날 공식 SNS에 한글로 ‘독도는 우리땅’을 적고, “이 노래는 한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에 관한 노래로, 한국 학생들의 암기를 돕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제시카 징글’이 독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이 기회에 이 노래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것을 거부감 없이 미국에 알려야 한다”며 “독도의 소유권이 한국임을 알리는 후속 영상도 제작되면 좋겠다”(b****)고 누리꾼들에게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적으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하지 말고,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쓰자”(g****)는 의견도 나왔다.
13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북미에서만 약 1,131만8,700달러(132억원 상당)을 벌어들이며 올해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가운데 최고 수입을 거뒀다. 대다수의 북미 매체들은 ‘기생충’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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