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초청 받아
아이돌그룹 트와이스가 일본 공영방송 NHK가 주최하는 연말 가요 축제 ‘홍백가합전’에 출연한다. 트와이스의 올해 ‘홍백가합전’ 출연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한ㆍ일 무역 갈등 후 양국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뤄져 일본 내 K팝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홍백가합전’은 매년 12월31일에 NHK를 통해 생중계되는 일본 최고 권위의 음악 행사다.
14일 NHK 홈페이지에 공개된 제70회 ‘홍백가합전’ 출연진 명단에 따르면 트와이스는 일본 유명 아이돌그룹 아라시, AKB48 등과 한 무대에 선다. 올해 출연진 가운데 한국 가수로는 트와이스가 유일하다. 트와이스의 ‘홍백가합전’ 출연은 2017, 18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 번째다.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제3차 한류’를 주도했다. 세련되고 경쾌한 음악과 사나와 모모, 미나 등 일본인 세 멤버를 앞세워 일본 방송도 활발하게 하며 현지 팬에 격의 없이 다가간 결과였다. 트와이스는 3~4월 오사카 교세라돔을 시작으로 도쿄돔, 나고야돔 등에서 5회 공연해 22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일본에서 인기를 증명했다. K팝 여성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서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는 돔 투어를 열기는 트와이스가 처음이었다.
‘홍백가합전’엔 김연자를 비롯해 가수 보아,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이 2000년대에 종종 출연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나빠지고 일본 내 ‘혐한’ 기류가 일면서 NHK는 2012년부터 5년 동안 한국 가수를 ‘홍백가합전’에 초대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NHK는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홍백가합전’ 출연을 검토하다 백지화했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지민의 티셔츠에 프린트된 ‘원폭 사진’을 현지 극우 세력이 문제 삼아 출연이 불발됐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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