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뒤 첫 주말 입시설명회 북적
“이번 수능이 쉬웠다고 하니까 더 불안해졌어요. 무조건 올해 승부를 봐야 할 것 같아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뒤 첫 주말인 17일 오후. 입시업체 유웨이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오바마홀에서 개최한 ‘2020학년도 정시 가채점 설명회’에 수능이란 큰 산을 넘은 학생과 학부모 1,000여 명이 몰려 들었다. 업체 측이 입구에서 배부한 정시모집 배치표를 훑어보던 학부모 조모(52)씨는 “아이 내신 성적이 안 좋아 무조건 정시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채점에선 상위권 성적이 나왔는데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아이 성적이 ‘중위권’이라 밝힌 또 다른 학부모 김애경(52)씨는 “아직 합격 발표 전이지만 수시로 합격했으면 좋겠다”라며 “정시로 (수시 지원 대학보다) 높은 대학에 가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라 불린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성적대별 대입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해와 달리 초고난도 문항이 없어 최상위권들은 원하는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변별력을 갖춘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중상위권에겐 결코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재수생 등 졸업생 응시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6,789명이나 늘면서 올해 입시 판도엔 적지 않은 변화가 점쳐진다. 백승한 유웨이 평가연구소 부소장도 이날 설명회에서 “상위권 대학에서 졸업생이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정시에선 이처럼 재수생 강세와 더불어 안정(하향) 지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당장 내년 수능부터는 재수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고2 학생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첫 적용 대상이다. 교육과정이 달라진 만큼 과목 변화 등을 포함한 수능 체제도 바뀌어야 하지만 수능 개편이 1년 유예됨에 따라 수능에서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건 2022학년도부터다. 대신 2021학년도 수능부터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빠지고 수학 나형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포함되는 등 출제 범위가 현행과 달라진다. 무난했던 수능 난이도 등을 감안해 재수보다는 올해 합격을 목표로 지원 전략을 짤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2020학년도 수능 문제ㆍ정답 이의신청은 이날 200건을 넘어섰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오후 5시 기준 이의 신청 215건이 올라왔다. 영역별로 보면 사회탐구가 82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어 64건, 과학탐구 28건, 수학 20건이었다. 평가원은 18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에서 이의신청을 받고 오는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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