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15주년 기념 감사 행사로 선착순 공짜 내의 증정
SNS에선 과거 유니클로 논란 재론…불매운동 재점화 주장도
의류업체 유니클로가 15주년 감사 행사라며 발열 내의를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까지 마련했지만, 이를 대하는 온라인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과거 논란까지 다시 언급하며 불매 운동을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내의 10만 장을 무료로 증정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 운동 대상 기업 중 대표 격으로, 앞서 한일 수출규제 갈등이 불거진 뒤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금융감독원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지난 6월 마지막 주 59억 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 7,000만원으로 70%나 급감했다. 공짜 내의 증정 행사를 두고 “유니클로의 승부수”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유니클로의 감사제는 과연 기회가 될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누리꾼들은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인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다른 업체도 행사 중이다. 가지 않길 바란다”며 불매 운동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매출 하락 끝에 감사제를 연 게 아니냐”며 유니클로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올해 판매율이 뚝 떨어졌는데 무엇이 감사한지. 갑자기 15년 만에 불매해줘서 감사한가. 사이즈도 정하지 못하고 주는 대로 받는 건 거지 취급이냐”(스**)며 날을 세웠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유니클로의 증정품을 두고 “사이즈도 못 고르는 재고떨이인데, 좋다고 정신 못 차리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달****)라고 꼬집었다.
수원 지역 맘카페에서 한 누리꾼은 지난 16일 “독도 문제를 포함해 최근 한일 갈등 사태를 겪은 뒤 굳이 일본 브랜드 아니어도 되고 대체 브랜드도 많아서 유니클로를 끊었다”며 “일본이 불매운동을 두고 오래 못 갈 것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저런 말에 화만 내지 말고 확실한 불매로 코를 납작하게 해주자”(또***)고 주장했다.
일부는 “불매운동의 장작을 가져왔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의혹을 받은 유니클로 광고 논란을 다시 언급했다. 한 누리꾼은 지난 17일 온라인커뮤니티 ‘클리앙’에 “유니클로가 한국에만 유독 그런 질문을 던졌다. 아직도 80년 전 일을 기억하냐고. 기억해야 한다. 이중 누군가는 과거처럼 참혹한 희생자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귀*****)며 유니클로 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처럼 유니클로에 미운털이 박힌 데에는 불매운동 이후로도 유니클로 본사 임원의 실언을 포함한 자충수들이 한몫 했다. 유니클로 본사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불매운동 초기인 지난 7월 11일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 물의를 빚었다. 유니클로는 또 지난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광고를 송출하며 영어로는 “오래전 일을 기억할 수 없다”고 했지만, 한국어 자막으로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전달해 한국이 일제강점기에 입은 피해를 외면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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