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차별금지 대상에 성적 취향도 반드시 포함돼야”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옹호되는 걸 막자며 정치권이 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법 개정안을 두고 최영애(사진) 국가인권위원장이 “우리나라 인권수준을 크게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19일 성명을 내고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권위법 개정안은 편견에 기초해 특정 사람을 우리 사회 구성원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에 역행하는 시도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지난 12일 동료의원 39명과 함께 발의한 인권위법 개정안은 2조3항에 나열된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 대상에서 ‘성적(性的) 지향’을 빼고 ‘성별’을 따질 땐 남성 또는 여성 중 하나로만 본다는 조항을 추가한 게 골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도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차별행위 대상에서 성적 지향을 삭제함으로써 우리사회의 전통과 건전한 성도덕을 지키고 수많은 보건적 폐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법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걸 평등권 침해 행위로 보는 현행법 탓에 동성애가 법률로 적극 보호되는 반면 동성애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차별로 간주돼 되레 양심·종교·표현·학문의 자유와 같은 국민 기본권이 침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성적 지향은 개인 정체성의 핵심 요소로 이를 부정하는 건 개인의 존엄과 평등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유엔 자유권위원회를 비롯 국제인권기구들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과 폭력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고, 모든 개인엔 성소수자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국제사회 요구이자 인권적 관점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며 “개정안은 인권사적 흐름에 역행하고 대한민국 인권수준을 크게 후퇴시키는 것이다. 성적 지향은 차별금지 대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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