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홍콩이공대에서 체포한 시위대 가운데 200명이 넘는 인원을 폭동죄로 20일 기소했다. 홍콩이공대 시위를 홍콩 시위 사태를 잠재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긴 데 따른 ‘초강수’다. 이날까지 체포된 인원이 약 1,100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폭동죄 기소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밤 시작된 홍콩이공대 시위는 사흘 간 계속된 경찰의 봉쇄ㆍ체포 작전으로 사실상 진압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홍콩 경찰은 이날까지 체포된 시위대 중 213명을 폭동죄로 기소했다. 남자 173명, 여자 40명으로 14∼45세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적용하는 혐의는 불법 집회 참여, 공무 집행 방해,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폭동 혐의가 가장 엄한 처벌을 받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단일 시위에서 폭동 혐의가 가장 많이 적용된 것은 지난 9월 29일 도심 시위 때로, 당시 홍콩 경찰은 시위대 96명에게 폭동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에는 그 두 배가 훨씬 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홍콩이공대 사태를 계기로 홍콩 시위대의 사기를 꺾겠다는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폭동죄 기소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여지가 크다. 전날 밤까지 이공대 밖으로 나와 경찰에 투항한 800여명의 시위대 가운데 경찰은 미성년자를 제외한 500여 명을 폭동 혐의로 체포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