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장학 결과 발표… “일부 부적절한 발언은 인정”
교총 “정치편향 교육에 면죄부 준 부실조사” 반발
지난달 23일 서울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이 인헌고 정문 앞에서 “교사들의 정치편향 교육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이후 특별장학을 실시한 서울시교육청은 21일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은 있었으나 징계 대상은 아니다”란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학생들에게 특정 정치적 입장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서울 인헌고 교사들에 대해 교육당국이 징계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일베(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여부를 묻는 등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지만 정치적 목적은 없었다는 게 그 이유다.

21일 서울시교육청은 인헌고에 대한 특별장학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인헌고 재학생들로 이뤄진 ‘학생수호연합’이 일부 교사가 학교 마라톤 행사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반일(反日)’ 구호를 외치게 하거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뉴스를 ‘가짜뉴스’라고 말하는 등 정치편향 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자 교육청은 지난달 22일부터 약 한 달간 인헌고에 대한 특별장학을 실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교생(441명)을 대상으로 한 무기명 설문조사와 교사들에 대한 심층 면담 등을 실시한 결과,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가령 “거짓말하는 건 조국”이란 학생의 말에 교사가 “혹시 너 일베 하니”라고 되물은 발언에 대해 교육청은 “학생의 자존감을 상하게 한 발언”이라고 봤다. 하지만 특정 정치사상을 전제로 하거나 정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발언은 아니었다는 게 교육청 판단이다. 당시 학생이 항의하자 교사가 사과했다는 점도 감안했다.

학교 마라톤 행사 때 반일 구호를 외치게 한 점에 대해서도 교육청은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도 “구호 내용이 ‘일본의 경제침략을 반대한다’ 같은 일반적인 내용이었다”며 정파적 입장을 반영한 상황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사회현안교육(정치교육) 규범과 원칙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학교현장이 다양한 사회현안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 간의 토론을 금기시하고 (교사가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성의 범위 등이 명확하지 않아 이번 사태를 불렀다는 문제제기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형 사회현안(정치) 교육 원칙’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 ‘누가 더 잘못했나’ 의 관점이나 처벌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그 동안 모호한 상황에 대한 새로운 규범과 규칙 정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성향 교육단체들은 이번 장학결과를 “부실조사이자 공정성이 결여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담당관이 전교조 출신 인사로 알려지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사건 무마용 절차였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정치편향 교육에 면죄부를 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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