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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싯 전 태국 총리 "한-아세안 협력에 완벽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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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싯 전 태국 총리 "한-아세안 협력에 완벽한 기회"

입력
2019.11.21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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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 의미 평가

22일 본보 개최 ‘코라시아 포럼’ 참석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아피싯 총리 제공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아피싯 총리 제공

아피싯 웨차치와(55) 전 태국 총리는 오는 25~27일 한ㆍ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열리는 3차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첫 한ㆍ메콩 정상회의에 대해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동 번영을 위해서는 상호 이익을 목표로 하되,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창설 52주년이 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아시아의 유럽연합(EU)을 표방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전장(戰場)에서 시장(市場)으로’ 문구가 아세안의 지난 반세기를 잘 설명하고 있다”며 “다음 반세기에는 아세안이 지속 가능성과 함께 더 큰 포용력을 가진, 더 역동적이고 강력한 성장지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對) 아세안 외교 전환점이 될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일보가 22일 개최하는 코라시아(KOR-ASIA) 포럼에 참석하는 아피싯 전 총리는 ‘한-아세안 30년 : 공동 번영의 신시대로'를 주제로 연설한다.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레 르엉 밍, 림 족 호이 전ㆍ현 아세안 사무총장과 함께 한ㆍ아세안의 전략적 협력과 공동 번영 실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20일 서면을 통한 인터뷰로 먼저 만난 아피싯 전 총리는 태국 최연소 총리(2008~2011)를 지냈으며 태국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민주당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격동의 태국 정치 상황에서 언제든 무대 중심으로 다시 호출될 인물로 아세안의 손꼽히는 리더 가운데 한 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과 태국의 60년 외교관계를 평가하면.

“한국전 이후 양자간은 물론 한ㆍ아세안 관계를 통해서도 한국과 태국은 계속 관계를 심화 발전시켜 왔다. 경제 위기도 함께 극복했고, 경제 규모도 키움에 따라 새로운 협력지점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좋은 여건에 있다. (지난 3월 총선 후) 나는 중앙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세계 변화와 맞물린 태국과 아세안의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ㆍ아세안 관계 강화를 위해 한국이 신경 써야 할 것은.

“이미 아세안은 한국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이고, 한국인들의 가장 큰 관광지다. 여기서 더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 신경 써야 한다. 우선 아세안 각국과의 양자관계 외 아세안 전체, 그룹 차원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 신남방정책은 좋은 수단이 된다. 또 그 협력 강화를 위해선 국가 차원의 의지, 보다 구체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실제 우리 정부가 2년 전 신남방정책 선언 당시 평화(Peace),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등 ‘3P’를 바탕으로 ‘사람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정책 지향점으로 제시했지만, 동남아에서는 이에 대해 모호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일각에서는 중상주의정책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아피싯 전 태국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17일 태국 방콕 탐맛삭 대학교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지지자들에게 합장하고 있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아피싯 전 태국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17일 태국 방콕 탐맛삭 대학교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지지자들에게 합장하고 있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한국은 어떤 전략이 필요하나.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협력 분야가 소개된다면 아세안이 더 관심 가질 것이다. 폭을 좁힐 필요가 있다. 아세안 결속을 가속화하는 인프라, 지역 환경 관리 사업 그리고 기술 이전 같은 것들이 예가 될 수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산업혁명 4.0 시대에 대한 아세안의 공동 대응책은.

“공동 전략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수립돼야 한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더 이상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 미래의 성장은 더 높은 효율성, 더 높은 부가가치, 기술 발전에서 비롯된다. 이 모든 것은 인적 자원의 훈련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일본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태국 진출이 어렵다고들 한다.

“한국 기업이 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불리할 이유가 없다.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은 일본 투자가 태국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태국 내 한국의 입지 확대 여지는 크다.”

태국의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5,050억달러로, 인구 1억의 베트남과 비교해도 2배 규모로 아세안의 경제대국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태국 투자는 올 상반기 기준 10억700만바트(약 392억원)로, 일본(291억8,200만바트)의 3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아세안 창설을 주도했던 태국의 역내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정치적 불안정과 갈등이 태국의 발전과 지역에 대한 기여에 걸림돌이 됐던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정치 문제가 서서히 해결되면 역내에서 더 적극적인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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