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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라시아포럼] “한ㆍ아세안 청년ㆍ문화 교류, 양방향으로 더욱 확대돼야”

입력
2019.11.22 17:10
수정
2019.11.22 21: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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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베트남 편중 교역구조도 극복해야”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코라시아 포럼 특별대담에서 이혁(왼쪽부터)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레 르엉 밍 전 아세안 사무총장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코라시아 포럼 특별대담에서 이혁(왼쪽부터)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레 르엉 밍 전 아세안 사무총장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한ㆍ아세안 30년, 공동 번영의 신시대로’를 주제로 열린 본보 주최 ‘2019 코라시아포럼’ 특별대담에는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의 사회로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레 르엉 밍 전 아세안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아세안의 공동 번영을 위해 교류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림 사무총장은 미래 주역인 청년과 문화 교류 확대를 강조했고, 밍 전 사무총장은 양방향 교류를 주문했다. 아피싯 전 총리는 한국이 다양한 아세안 국가와 교역을 늘려 베트남 편중 현상을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이 사무총장=1989년 70억달러도 안 됐던 양측 교역액이 지난해 1,600억달러로 성장했고, 아세안은 한국의 3번째 투자처가 됐다. 상호 방문객은 1,200만명이고, 한국 거주 아세안 국민은 50만명이다. 아세안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한국이 북한과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었다. 이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세계 주요 열강도 아세안에 관심을 높이기 시작해 한-아세안 우호관계를 당연하게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한ㆍ아세안 관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말해 달라.

림 사무총장=아세안 개발은 안보ㆍ사회ㆍ문화 3개 축으로 형성되고 있는데, 신남방정책도 이를 인용하고 있다. 비전에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 각 분야 교류가 증가해야 한다. 특히 문화와 인적 교류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젊은이의 교류를 강화하고, 상호간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간다면 영구적으로 평화와 안보가 구가될 것이다.

아피싯 전 총리=과거 한-아세안 협력은 주로 양자 간에 이뤄졌고, 상당히 많은 한국의 투자가 베트남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아세안의 연결성을 고려해 한국도 아세안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봐줬으면 한다. 태국에 투자해서 베트남과 태국을 연계시키는 등 하나의 공급망을 형성하는 것이다.

밍 전 사무총장=아세안은 신남방정책을 공개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아세안은 협력하되 긴장이 있을 때 이를 완화하고, 강대국간 긴장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신남방정책도 힘을 합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사무총장=한-아세안 공동체 설립에 한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세안에서 한류가 큰 반향 일으킨 이유가 뭘까.

림 사무총장=아세안에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번창한 이유는 문화의 유사성이 있어 삶의 방식과 문화가 어떤지 서로 이해할 수 있어서다. 또 한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이기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지속될 수 있다. 서로 협력한다면 창작산업 쪽에서 시너지도 낼 수 있다.

밍 전 사무총장=지속가능하려면 양방향 교류가 있어야 한다. 아세안이 더 노력해 ‘아세안류(Asian Wave)’가 생기면 이주노동자, 유학생 결혼이주자로서 한국에 장기 거주하는 30만명 이상의 아세안이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아피싯 전 총리=‘블랙핑크’에는 태국인 멤버도 있다. K팝이 진화하고, 한류가 성장하면서 다른 아세안 국가들의 문화도 한국에 더 잘 알려질 수 있다.

이 사무총장=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처럼 정책 차이로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아세안의 결속력을 저해하는 과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림 사무총장=아세안은 EU와 다르다. 아세안 내 평화의 핵심은 회원국의 내정에 절대 간섭하지 않는 ‘비간섭’이다. 또 ARF, 아세안+3 등 플랫폼을 제공하며 양자간 다자간이 끊임없이 대화한다. 또 아세안 중심주의를 위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도입했다. 아세안의 중요한 합의 사항이다. 인도도 포용적인 RCEP에 합의하길 바란다.

이 사무총장=(베트남 출신) 밍 전 사무총장에게 묻겠다. 한-아세안 전체 교역액 중 40%가 베트남에 편중됐고, 한국의 아세안 투자 중 절반이 베트남이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밍 전 사무총장=한-베트남 경제 관계가 급성장했지만, 한-태국 한-브루나이 등의 관계도 굉장히 강하다. (지난해 1,600억달러였던) 한-아세안 교역액이 2020년 2,000억달러로 증가하면 베트남 비중도 23%로 줄어든다. 한-베트남 관계의 급성장은 한베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다. 다른 아세안 회원국에게도 모범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아피싯 전 총리=제가 20여년 전 태국의 투자 담당 장관으로 일할 때부터 한국 관계자를 만나 “왜 태국에 투자를 안 하냐”고 물으면 심리적 장벽 때문이라고 했다. 태국에 일본 생산기지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차별하지 않는다. 심리 장벽을 극복한다면 태국에 생산기지를 가진 다른 국가와 경쟁할 수 있다.

이 사무총장=27일 부산에서 ‘1차 한ㆍ메콩 정상회의’가 열린다. 메콩강 유역 국가(미얀마ㆍ태국ㆍ베트남ㆍ라오스ㆍ캄보디아)와의 협력에서 한국의 우선 순위는 뭔가.

아피싯 전 총리=메콩강 유역은 자원 관리와 환경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연결성과 환경 자원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아세안 사무국이나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와 비정부기구도 협력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밍 전 사무총장=먼저 개발격차 줄이기와 아세안 통합이다. 메콩 5국 중 태국 제외한 나머지 4개국이 뒤쳐져 있어 아세안을 따라잡도록 도와야 한다. 또 기후변화, 오염 문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크다. 이를 극복하도록 협조하고, 신남방정책과 연결하면 어떨까 한다.

림 사무총장=메콩 지역은 중국 일본 미국 등과도 우호관계를 갖고 있다. 아세안 내 다른 하부 지역과도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메콩 지역의 가능성을 탐구해 지역 개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브루나이 출신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석 대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임원 등을 지냈다.

△레 르엉 밍

전 아세안 사무총장. 베트남 출신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베트남 외교부 차관, 제네바 유엔 사무국 베트남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1992년 민주당에 입당해 태국 역사상 최연소로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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