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EPL 13R 웨스트햄전 3-2 승리
손흥민, 무리뉴에 토트넘 첫 골ㆍ첫 승 선물
조제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1호골’ 주인공은 손흥민(27)이었다. 손흥민이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데뷔전에서 1골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만큼 위협적인 선수는 없다”던 무리뉴 감독의 마음에 확신을 심어준 경기였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1골1도움을 기록,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4골5도움을 기록하며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도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15경기 9골5도움이다.
무리뉴 감독도 손흥민의 활약 덕에 토트넘에서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 기분 좋은 첫 걸음을 뗐다. 리그 14위에 처져 있던 토트넘도 승점 3점을 추가하며 4승5무4패(승점 17점)를 기록했다. 최근 리그 5경기(3무2패) 동안 승리하지 못한 흐름도 깼다.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이날 경기는 무리뉴 감독의 1년 만의 복귀전이자 토트넘 감독 데뷔전으로 전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리그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전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은 20일 구원 투수로 ‘우승 청부사’ 무리뉴 감독을 선임했다. 감독 커리어 통산 25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무리뉴의 지도력을 믿은 것이다.
이날 무리뉴 감독은 포체티노 전 감독과 다른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에이스’ 손흥민과 해리 케인, 델레 알리와 함께 백업이었던 루카스 모우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중원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탕귀 은돔벨레 대신 해리 윙크스와 에릭 다이어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벤 데이비스, 다빈손 산체스, 토비 알더베이럴트, 세르지 오리에가 포백을 구성했다.
전반 초반부터 토트넘은 중앙에 치중한 공격을 시도했다. 선발 기회를 잡은 모우라와 알리가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알리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예열을 마친 손흥민의 첫 슈팅은 경기 시작 20분 만에 나왔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로베르토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양팀이 공방전을 벌이던 전반 36분 토트넘의 선제골이 터졌다. 첫 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알리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고, 손흥민은 수비수를 페인트 동작으로 속인 뒤 반대편 포스트를 보고 때린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윙포워드로서의 돌파와 결정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손흥민의 골에 무리뉴 감독도 ‘어퍼컷’ 세리머니을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세를 탄 손흥민은 7분 만에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델레 알리가 골라인 아웃되기 직전 살려낸 공을 잡고 왼쪽 측면을 돌파,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모우라가 왼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2-0이 됐다. 발 빠른 역습 축구를 추구하는 무리뉴 감독의 마음에 쏙 들만한 장면이었다. 후반 4분에는 케인의 쐐기 골마저 터졌다. 오리에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케인이 이마에 정확히 갖다 대며 3-0을 만들었다.
손쉽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던 토트넘은 후반 28분 미카엘 안토니오, 추가시간 안젤로 오그본나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남은 시간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켜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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