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피고인 신문ㆍ배심원 평의 거쳐 오늘 오후 선고
심신미약 상태 범행 참작 여부 쟁점 될 듯
지난 4월 경남 진주에서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방화ㆍ살인범 안인득(42)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선고가 27일 오후 내려진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지난 25일과 26일에 이어 이날 오전 피고인 신문과 검찰의 구형, 배심원 평의를 거쳐 오후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짧은 머리에 검은색 뿔테 안경에다 밤색 점퍼를 입고 25일 재판에 출석한 안인득은 재판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검찰이 모두진술과 범행 입증계획을 밝힐 때 방청석까지 들릴 정도로 혼잣말을 하거나 재판에 끼어들어 언성을 높여 재판장으로부터 수 차례 경고를 받았다.
첫날 재판에서 검찰은 철저하게 계획해 잔인하게 범행했다며 판단과 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가 아니었고 전혀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반면 안인득의 국선변호인은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본인의 주장과 피해망상이 강한 환자라며 범행 당시 화가 난 상태였지만 계획성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2일차 재판에서는 안의 정심감정을 맡았던 법무부 국립법무병원(공주치료감호소)의료부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공주치료감호소는 안인득에 대해 조현병을 앓아 사물 변별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범행 때에도 이런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낸 바 있다.
공주치료감호소 의료부장은 이날 공판에서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자신을 괴롭히는 범죄집단과 결탁한 아파트 주민들이 천장을 뚫어 소리를 내는 등 지속적으로 자신을 괴롭혀 왔다’라는 등 피해망상이 심각한 상태였다”며 “이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아파트 주민 등을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가해자로 인식,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검찰은 범행 당시 안인득이 이웃 주민에게 ‘내가 조심하라고 했지’라고 말한 것을 비롯,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에게는 ‘관리사무소에서 뭐 했나’, 출동한 경찰관을 향해 ‘너희들 여기 왜 왔어, 공포탄인 줄 다 안다’라고 말하는 등 공격한 상대방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아보는 등 사물 분별 능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경찰이 실탄을 쏘자 안인득이 투항하듯 흉기를 버렸고, 체포 후 ‘누구를 죽였나’라는 경찰 물음에 ‘수갑을 헐겁게 풀어주면 말하겠다’라고 협상까지 하려 한 점 등을 들어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은 범행의 계획성 여부와 심신미약의 정도를 배심원들과 재판부가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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