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7일 초중등교육법 개정 시행령ㆍ시행규칙 입법예고
교육부가 2025년 자율형사립고(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해당 학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협의회(이하 외고교장협의회)는 27일 서울 중구 이화외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년지대계여야 하는 교육 정책이 정치적인 상황 논리로 인해 좌지우지되는 현실”이라며 “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절차도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정책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 학부모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기철 외고교장협의회장(인천외고 교장)은 그러면서 “정부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고 법률적 행위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는 이날 ‘전국자사고외고국제고연합회’를 결성해 정부 방침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대학 어문계열 진학률만을 근거로 외고의 운영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외고교장협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외국어는 목적 언어라기보다는 도구 언어이기 때문에 고도의 외국어 역량을 필요로 하는 국제외교, 통상,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외고와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을 발표하면서 “외고, 국제고는 외국어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목적 대비 어문계열 진학 현황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학년도 외고의 대학 어문계열 진학 현황은 40.0%, 국제고는 19.2%다. 반면 과학고의 경우 이공계 진학률이 96.8%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교육부는 지난 7일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면서 과학고를 일반고로 전환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의 설립 근거 조항을 삭제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는 2025년 3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함께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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