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ㆍ폭발물 정리도… 이공대 곧 정상화
홍콩 시위대의 ‘최후 보루’ 홍콩이공대(이하 이공대)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대다수 시위 참가자가 떠난 가운데 28일(현지시간) 경찰 특별팀이 캠퍼스 내부에 진입, 현장 정리에 나섰다. 경찰은 잔류자 수색과 위험물질 제거 작업을 마치는 대로 지난 17일부터 12일간 이어져온 이공대 봉쇄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폭발물 처리반과 협상팀, 정찰팀 등 경찰과 소방대, 의료진,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특별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공대 안에 들어가 위험 물질을 치우고 잔류 시위자를 수색했다. 남아있는 시위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20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은 경찰의 교내 진입과 체포를 우려하며 숨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위대의 우려를 의식한 듯 유연하고 평화적인 접근을 약속했다. 발견된 시위자가 18세 이상 성인이라도 곧바로 체포하지 않고 의료 진단과 치료를 권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체포가 아닌 캠퍼스의 안전과 조속한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위자를 돌려보내기 전 신상정보를 기록해 추후 기소할 권리는 남겨두기로 했고, 증거 채집도 진행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지난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치열했던 이공대 사태도 일단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던 지난 13일부터 시위대는 이공대에 집결, 무차별 체포에 나선 경찰에 화살과 화염병 등으로 맞섰다. 그러자 경찰은 17일부터 캠퍼스를 봉쇄하는 ‘고사 작전’을 펼쳤고 이후 1,1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투항하거나 탈출 도중 체포됐다.
당초 학교 측은 경찰에 봉쇄 해제를 촉구하며 전날까지 이틀간 교수와 의료진 50여명을 동원해 자체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여성 시위자 한 명을 찾아내는 데 그쳤고, 그마저도 탈출을 거부하자 결국 경찰의 교내 진입을 허용키로 했다. 이공대 관계자는 학교 곳곳에 화염병과 폭발물질, 부패한 음식, 쓰레기 등이 남아있다며 “건강과 위생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찰의 캠퍼스 진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한 시위자는 “경찰은 대학 측 요구대로 즉각 철수했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시위대는 당당히 고개를 들고 정문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공대 학생대표인 오완 리도 이날 공영방송 RTHK 라디오 인터뷰에서 “캠퍼스 안은 위험하지 않다”면서 “경찰이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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