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란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작은 것부터 나눔을 실천하는 게 중요
“기부는 큰돈을 내거나 쾌척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것 하나를 나누는 것입니다.”
일상 속 기부문화에 시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을 수행중인 아름다운재단 김아란 나눔사업국장의 말이다. 아름다운재단은 2000년 한국 사회에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다.
지난달 26일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부’ 하면 김밥 할머니의 쾌척’ 등으로 결부시키는 경향이 많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나도 어렵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뭔가 하나라도 주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기부”라고 했다.
그는 “재단이 처음 실시한 사업이 ‘1% 나누기’였는데 ‘1’이라는 숫자는 가장 작은, 부담이 없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1’이 아니라 ‘2’, ‘3’은 물론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거나 여러 곳에 기부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 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한 번 기부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부액은 국내총생산(GDP)의 0.8%, 13조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재단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선진국 등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기부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기부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거리모금과 무통장 입금 등 단순히 돈을 내고 받는 개념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거나, 아나바다 운동처럼 자신이 사용한 물건 중 깨끗한 것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기부까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과거에는 돈이나 쌀, 연탄 등을 건넸다면 최근에는 유치원 가방 나누기, 반찬 나눔 등 ‘의미가 담긴 기부’가 늘어나고 있다”며 “또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춰 온라인 기부플랫폼 사이트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온라인 기부 플랫폼은 ‘카카오같이가치‘와 ‘해피빈’이다. ‘카카오같이가치’는 누구나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사회공헌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네이버가 조성한 ‘해피빈’은 기부·펀딩·공익체험·캠페인 등 공익활동을 통해 기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이 기부하는 이들에게 회사 또는 트랜드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크라우드펀딩 기부 개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게 김 국장의 설명이다.
세대별로도 차이를 보인다. 김 국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리워드(되돌려 받는)’ 기부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돈만 주고 마는 기부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가치, 이슈에 동참하고 그에 대한 작은 대가(보람, 기쁨, 작은 기념품 등)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요행을 바라는, 뭔가를 줬으니 뭔가를 바라는 그런 것이 절대 아니라고 한다.
아름다운재단에 이에 걸맞게 ‘생애주기별 아름다운Day’ 사업을 펴고 있다.
아름다운Day는 △결혼기념 △태명 △탄생 △백일 및 돌 △생일 △나만의 기념 △유산기부 △추모기부 등 일생을 기부와 연결하는 것이다. 각종 기념일에 음식을 차려놓고 축의금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작은 공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금액을 기금 형태로 모아 전달하는 식이다.
김 국장은 마지막으로 “‘기부는 때가 없다’,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기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거창하거나 많아야 한다는 부담을 절대 가지지 말고 어려서부터, 작은 것부터 나눔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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