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입장 뒤집었다 역풍 맞아
민주당 대표 시절 한국당ㆍ국민의당에 독설 퍼붓기도
5일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추미애(61)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목표가 생기면 돌진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원칙과 소신, 개혁성을 지닌 인사로 평가된다. 추진력이 강해 1997년 대선 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캠프의 선거유세단장을 맡았을 당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강기 있는 성격만큼 화법도 직설적이라 그의 발언은 종종 세간의 도마에 오른다.
추 후보자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초 탄핵을 반대했다가, 막판에 입장을 선회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미움을 샀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자 그는 “노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줄이고 줄여도 책으로 만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후 추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는 낙인이 찍혀 정치적 역풍을 맞았다. 탄핵 동참을 사과하는 의미로 그는 광주 금남로에서 5ㆍ18 망월동 묘역까지 15㎞를 삼보일배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독설은 이어졌다. 2017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국민의당을 비난했다가 반발을 샀다. 국민의당의 ‘증언 조작’ 사태에 대해 “박지원ㆍ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특별채용 의혹 제보 조작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고 한 말 때문이었다. 국민의당은 추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개혁과제 추진에 야당의 협조가 필요했던 만큼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의 발언을 사실상 대리 사과해야 했다.
지난해 5월에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단식 농성을 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깜도 안 되는 특검을 들어줬더니 도로 가서 드러누워 버렸다”고 비난했다. 또 한국당을 “빨간 옷을 입은 청개구리”라 표현하기도 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뚫어진 입이라고 막하지 말라. 거짓말은 더 안 된다”고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당장 이날 추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자 야권은 그의 직설 화법을 두고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놨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거친 화법과 돌출적 행동으로 틈만 나면 협치를 걷어찬 전력의 소유자인 추 후보자가 어떻게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을 설득해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이뤄낼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