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6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60년 만의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동남아시아 남자축구 최강으로 꼽히는 태국은 조별리그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맛봤다. 어느 해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베트남은 또 다시 뜨거워졌다.
베트남 U-22 축구대표팀은 5일 필리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B조 조별리그 최종 5차전에서 라이벌 태국과 2-2로 비겼다. 앞서 4연승을 거뒀던 베트남은 4승1무(승점 13)로 조 1위를 지켜내며 준결승에 올랐다.
반면 일본 니시노 아키라(64) 감독이 이끄는 태국 대표팀은 이날 베트남과 비기면서 조 3위를 기록, 결국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태국은 지난 대회까지 3회 연속 우승팀이자 최다우승국(16회)이지만, 박항서호 돌풍 앞에 무릎 꿇었다. 조 2위는 같은 시간 라오스를 4-0으로 대파하고 4승1패(승점 12)를 기록한 인도네시아가 차지했다.
베트남은 이날 경기 내내 태국에 끌려가는 모습이었지만 측면을 활용한 역습으로 만든 기회를 살렸다. 경기 초반 수비 실수로 먼저 2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지만, 전반 15분 응우옌 띠엔 린의 만회 골로 추격을 시작했다. 1-2로 뒤지며 후반을 맞은 베트남은 후반 24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2-2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낸 베트남은 무패로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 남자 축구는 ‘60년 만의 정상 탈환’이란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은 통일 전이던 1959년 남베트남이 태국을 꺾고 정상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베트남의 준결승 상대는 A조 2위 캄보디아로 확정됐다. 베트남이 준결승에서 캄보디아에 이기면 미얀마-인도네시아의 준결승 승자와 우승을 다투게 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