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성공적 외교였다”며 자화자찬했다. 회의 기간 나토 정상들의 뒷담화 영상이 공개돼 ‘굴욕 논란’을 빚었지만 방위비 증액 압박의 성과가 훨씬 컸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겨냥한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토 출장 기간 미국을 위해 엄청난 일들이 달성됐다”며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토록 많은 것을 이룬 대통령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 “다른 나라들이 이미 1,300억달러를 늘렸으며 조만간 (증가분이) 4,000억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분담금은 인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은 이전에는 일찍이 일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3,4일 진행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당초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한 합의와 관련해 “2% 기준은 너무 낮은 만큼 4%가 돼야 한다”고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그는 특히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나라에는 “통상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수도 있다. 방위비를 제대로 안 내면 ‘무역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추가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주관한 버킹엄궁 만찬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이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이튿날 오전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왔다.
트럼프는 귀국길에 올린 트윗에서도 “가짜뉴스가 나의 성공적 런던 방문을 깎아 내리기 위해 별 짓을 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