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검사 SNS서 “씩씩하게 할 말 하겠다” 밝혀
올해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앞으로 더욱 씩씩하게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말을 하도록, 그리고 말에 그치지 않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10일 소감을 밝혔다.
임 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표 쓸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릇에 넘치는 기대와 비난에 수시로 방전되어 쉬고 싶단 생각이 불쑥불쑥 들긴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시간은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을 거르는 체와 같아서, 결국 지금의 누명이 벗겨질 거란 확신으로 하루하루를 견딥니다만 버겁다 싶을 만큼 고단한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제게 앞서 걸어가는 선배들이 뒤를 돌아보며 ‘힘들지? 혼자가 아니야. 기운 내고 계속 함께 가자’ 수상 통보를 받았을 때, 그렇게 도닥여주는 듯 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언론의 사표로 불리는 청암 송건호(1927∼2001)선생은 1975년 ‘10ㆍ24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주도했다가 해직됐고,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주언론시민연합)의장,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아 저항언론의 불씨를 지폈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2002년부터 송건호언론상을 시상, 그의 언론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일명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위르겐 힌츠페터도 2003년 송건호언론상을 받은바 있다.
다만 언론인이 아닌 현직 검사가 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전날 제18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임 검사를 선정하면서 “검찰의 오랜 침묵을 깬 그의 신념이, 제도권 언론이 숨죽이던 시절 저항언론 운동을 이끌며 참다운 말의 회복을 추구했던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이에 대해 “보잘것없는 제가 청암 선생님을 기리는 영광스런 큰 상을 받는 게 주제 넘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합니다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욱 험한 것을 알기에 큰 상에 담긴 위로와 격려를 덥석 받는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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