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사고 희생자 애도]
순직대원 일일이 호명하며 “국민들 믿음에 부응”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대구 계명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영결식은 10월 3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故) 김종필ㆍ서정용ㆍ이종후ㆍ배혁ㆍ박단비 대원에 애도와 경의를 표하기 위해 소방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추도사를 한 건 소방청의 전신인 소방국이 1975년 설치된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순직 소방대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2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김종필), “국내 최고의 대형헬기 검사관”(서정용), “항공팀 살림꾼”(이종후), “유능하고 헌신적인 구조대원”(배혁), “진정한 소방관”(박단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민들은 119를 부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고인들은 국가를 대표해 그 믿음에 부응했다”는 말로 순직대원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아울러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법률 공포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 다섯 분의 영정 앞에서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소방헬기의 관리ㆍ운영을 전국 단위로 통합해 소방의 질을 높이면서 소방관들의 안전도 더 굳게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사고로 함께 희생된 민간인 윤영호, 박기동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또 영결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어린 유가족에게는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췄다.
동료들도 순직 소방대원들에게 고별사를 전했다. “우리가 격납고 앞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반겨주세요. 혹시 우리가 울고 싶고 힘들 때면 하늘을 바라보겠습니다. 우리를 지켜주세요”라는 작별인사에 장내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소방청은 순직 소방대원들에게 1계급 특진과 훈장을 추서했다.
사고 이후 당국은 유해 4구를 수습했지만, 김종필 대원 등 3명의 유해는 끝내 찾지 못한 채 사고 발생 39일째인 지난 8일 수색 활동을 종료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1,800여명이 참석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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