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과관계 규명 전까지 사용중단 권고 유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가 발표된 12일 오후 서울의 한 전자담배 매장에 전자담배 액상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쥴랩스ㆍKT&G 등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일부서 폐손상 유발 의심물질이 미량 검출됐다. 정부는 해당 물질과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대마유래성분 (THC) 과 비타민E아세테이트, 디아세틸ㆍ아세토인ㆍ2,3-펜단티온 등 가향물질 3종을 비롯해 7개 성분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을 유발한 유력 의심물질로 지목한 성분이다.

분석 결과 13개 제품에서 0.1∼8.4ppm의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케이크베이퍼사의 제품에서 8.4ppm이, 쥴랩스의 쥴팟 크리스프 제품에서 0.8ppm이 나왔다. 이는 지난 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예비검사시 검출농도(23만∼88만ppm)에 비교해 매우 적은 양이라는 설명이다. 마약류인 THC는 검출되지 않았다. 가향물질은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이 검출됐고, 6개 제품은 3종을 모두 함유하고 있었다.

폐손상 유발 의심물질이 검출된 액상형 전자담배_신동준 기자

정부는 폐손상 원인물질의 인체유해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품안전기본법상 제품의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규명돼야 판매금지ㆍ회수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결과가 나온 뒤에 구체적 조치를 취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해당 물질의 폐손상 관련성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결과가 발표된다.

정부는 만약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더라도 임의로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고, 제품의 제조ㆍ수입ㆍ판매자 역시 해당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유통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국민 여러분께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폐질환 의심환자가 발생하면서 지난 10월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비극을 막겠다”며 강력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당시 복지부는 연내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 청소년 흡연 유발 등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 제품회수ㆍ판매금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담배의 정의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포괄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법안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법안은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심의과정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며 “연내 통과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빠르게 법이 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기준 미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손상 환자 2,291명, 사망자 48명이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폐손상자의 생체시료 표본(29종) 모두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검출된 이후 해당 물질을 액상형 전자담배에 첨가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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