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이 끊어진 추억 속의 인물을 찾아 만나게 해주는 KBS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그램이 지난해부터 ‘티비는 사랑을 싣고’라는 이름으로 개편해 매주 금요일 저녁 방송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가수 김연자씨가 어렸을 때 자신을 친딸처럼 아끼고 보살펴준 수양 엄마를 40년 만에 만나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그런데 ‘티비는 사랑을 싣고’에서 ‘싣고’는 [싣:꼬]로 발음해야 하지만 이를 [실코]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방송을 시작할 때 ‘티비는 사랑을 실코’라고 잘못 발음하고 있다.
‘싣다’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들과 결합하면 어간 ‘싣-’의 받침 ‘ㄷ’이 ‘ㄹ’로 바뀌어 ‘실어’ ‘실어서’ ‘실으니’ ‘실으면’ 등으로 활용을 한다. 이처럼 ‘싣다’는 어간의 받침 ‘ㄷ’이 불규칙하게 활용한다고 해서 ‘ㄷ’ 불규칙 동사라고 한다. ‘ㄷ’ 불규칙 동사에는 ‘싣다’ 외에도 ‘걷다’ ‘긷다’ ‘눋다’ ‘닫다[跳]’ ‘듣다’ ‘묻다[問]’ ‘붇다’, ‘깨닫다’ ‘일컫다’ 등이 있다. 같은 표기인데도 ‘닫다[閉]’와 ‘묻다[埋]’는 규칙적으로 활용하는 동사여서 ‘닫아’ ‘묻어’ 등으로 활용을 하지만 ‘닫다[跳]’와 ‘묻다[問]’는 ‘ㄷ’ 불규칙 동사여서 ‘달아’ ‘물어’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ㄷ’ 불규칙 동사도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들과 결합하면 규칙적으로 활용을 한다. 그래서 ‘싣다’의 경우 자음으로 시작하는 ‘-고’ ‘-는’ 등의 어미와 결합하면 ‘실고’ ‘실는’이 아니라 ‘싣고’ ‘싣는’으로 활용을 한다. 따라서 ‘티비는 사랑을 싣고’는 ‘티비는 사랑을 실코’가 아니라 ‘티비는 사랑을 싣꼬’로 발음해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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