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개혁 후려치기” 반발
12월 첫주 정당 지지율 적용하면
민주ㆍ한국당 +2석, 정의당 -4석
13일 여야 4+1 사법개혁 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왼쪽에서 네명)과 같은 시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 협상 내용을 비판하는 여영국 정의당 의원연합뉴스

13일 오전까지 더불어민주당은 ‘4+1’협의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가칭 대안신당)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4+1 공조가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 정의당 등의 21대 국회 의석 수가 걸린 비례대표 연동률 문제 때문이었다.

‘4+1’ 협의체는 올해 초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지역구 225석ㆍ비례대표 75석에 연동률 50% 적용)을 수정해‘지역구 250석ㆍ비례대표50석ㆍ연동률 50%’을 도입하기로 최근까지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며칠 사이 민주당이 연동률 적용 비례대표 의석수에 상한선(연동률 캡)을 적용하자는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협상이 틀어졌다.

연동률은 총선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를 연동해 비례대표 의석수를 배분하는 기준이다. 거대 정당 중심의 승자 독식 소선거구제 하에선 낙선자가 받은 표가 ‘사표(死票)’가 돼 국회 구성에 정확한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정하기 위해 도입했다. 연동률을 적게 적용할 수록 군소 야당, 특히 정의당의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다. 민주당의 최근 주장은 비례대표 50석 가운데 30석에만 연동률(50%)을 적용하자는 것이었다. 연동률 캡을 30석으로 정하자는 뜻으로, 정의당으로선 의석수 손해가 불가피한 안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달 1주차에 조사한 정당 지지율(민주당 40%, 한국당 31.4%, 바른미래당 4.9%, 정의당 7%, 민주평화당 1.7%)을 기준으로 할 경우, ‘지역구 250석ㆍ비례대표 50석ㆍ연동률 50%’을 적용하면 민주당 135석, 한국당 109석, 정의당 15석의 결과가 나온다. 민주당 주장대로 연동률 캡(30석)을 적용하면 민주당 137석, 한국당 111석, 정의당 11석이 된다. 정의당 의석을 민주당과 한국당이 나눠 가지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정의당은 선거법 협상을 거부하고 13일 회동에 불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거대 양당 체제를 좀 넘어서자, 정치 다당제를 만들어 거기서 타협과 대화의 정치를 만들자는 게 선거제 개혁의 핵심인데, (민주당 등이) 개혁의 취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후려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심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4+1 선거법 협상 파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최근 연동형 캡을 들고 나온 것은 한국당을 협상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연동률 20%면 협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협상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민주당에 발신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으로선 내년 총선 룰인 선거법을 제 1야당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연동률을 낮출수록 거대 정당인 민주당이 유리해지는 게 사실이다. 이에 민주당이 4+1에 등을 돌려 한국당에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 정의당 등의 의심인 셈이다.

민주당이 연동률 캡 도입을 관철시킬 경우, 선거제 개혁이 한참 후퇴한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연동률을 50%로 낮춰 비례대표 준연동제를 만든 데 이어, 연동률을 사실상 30%까지 축소하면 비례대표 준준연동제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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