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9)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신 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계약 절차가 남았다”라면서도 “얘기가 긍정적으로 끝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내 한인사회에선 베트남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박항서(60) 감독에 이어 ‘지도자 한류’ 확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인도네시아국가체육위원회(KONI)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 전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KONI 관계자는 “한국 쪽에 감독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고, 신 전 감독을 비롯해 전ㆍ현직 한국 축구 감독 3명을 후보로 뒀다”면서 “이 가운데 신 전 감독으로 후보가 압축됐다”고 설명했다.
신 전 감독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도전 의지를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계약 절차가 남아있다”라면서도 “(인도네시아와)얘기는 거의 끝난 상태”라고 했다. 최근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선전 사령탑으로도 유력하게 떠오른 것으로 알려진 신 전 감독은 인도네시아로 마음이 기운 이유를 묻자 “(인도네시아 측에서)내게 믿고 맡긴다고 했고, (좋은 팀을)만들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축구의)가능성도 봤다”고 했다.
다만 그는 “마음은 인도네시아 쪽으로 가 있는데, 중국 쪽(선화)에서 워낙 큰 금액을 부른 상태”라며 중국행 가능성도 조금은 열어두는 모습이다. 혼자 움직이는 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같이 움직이는 조건이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현지 매체들도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신 전 감독을 포함해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하고 내년 1월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인 관계자는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처럼 인도네시아에서도 축구 한류가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때까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신 전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이후 방송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새로운 거취를 준비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에 0-3으로 완패해 우승을 내줬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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