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줄면서 2020년엔 외국인 여행객 4,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18일 발표한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지난달 방일 한국인 여행객은 전년 동월(58만8, 213명) 대비 65.1% 감소한 2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지난 7월 한국만을 겨냥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여행 자제운동이 일면서 7월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한 이후 8월부터 두 자릿수대로 감소폭이 커졌다. 8월엔 전년 동월 대비 48.0%, 9월엔 58.1%, 10월엔 65.5%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10월보다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2011년 4월(전년 동월 대비 66.4% 감소) 이후 올 10월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이로 인해 올해 1~11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총 533만6,6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감소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 여행객은 244만1,3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이 중 중국인이 75만900명으로 1위였고 대만이 39만2,100명으로 2위였다. 수출 규제 이전까지 중국에 이어 2위를 유지했던 한국은 8월 이후부터 3위로 내려앉았다. 외국인 관광객 중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던 한국인 여행객의 감소가 지속될 경우 내년도 도쿄(東京)하계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여행객 4,000만명 유치’를 내건 일본 정부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방일 외국인 여행객은 3,119만명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3,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올해 11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한국인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에 그친 2,935만5,70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교도(共同)통신은 현재 추세라면 올해 연간 방일 외국인 여행객은 3,200만명 안팎에 그치면서 내년도 4,000만명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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