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은 셧다운 전날 예산안 통과… 입법 지연 땐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
미국 하원이 19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 비준안을 처리해 상원으로 넘겼다. 같은 날 상원은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Shut Downㆍ셧다운) 시한을 하루 앞두고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잇단 입법 처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 등 정치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하원에서 가결한 데 이어 주요 입법이 지연될 경우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내년부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전이 본격화하는 정치 일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 표결을 통해 찬성 385표 대 반대 41표로 USMCA를 발효시키는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하원 통과 하루 만에 큰 입법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USMCA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요 공약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주도했다. 이에 미 언론은 USMCA 합의를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해 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USMCA 하원 처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것이 아닌 미국 노동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연내 비준은 어려워 보인다.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월 탄핵심판을 마무리 지은 후 USMCA 비준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또 이날 상원이 본회의를 열어 2020 회계연도에 정부기관 운영에 들어가는 1조4,000억달러 규모의 예산안 2건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사실을 전했다.
2020 회계연도는 올해 10월 1일부터 내년 9월 30일까지여서 정상적이었다면 지난 8월말까지 예산안이 처리됐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예산안 통과는 지각 처리이기는 하지만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민주당과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미국 역사상 최장기인 35일의 셧다운 사태를 겪어야 했다.
양당은 올해도 국경장벽 예산 배정 문제로 대립했지만 서로 한 발씩 물러서며 절충안을 마련했다. 국경장벽 예산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요청한 86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14억달러가 배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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