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한 사진에서 미국 애플사의 데스크탑 PC ‘아이맥’ 디자인을 본 뜬 컴퓨터가 등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류경치과병원 직원들이 과학기술 보급을 실속 있게 받아 치료 예방 사업에 적극 이바지하고 있다”며 병원 직원들의 교육 장면을 실었는데, 사진 속 직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가 애플의 아이맥 제품과 흡사하다. 모니터와 지지대의 색상이 알루미늄 느낌이 나는 은백색으로 애플의 아이맥 제품과 같고 그 형태 또한 비슷하다. 다만, 뒷면에 애플 로고가 없고 USB 케이블 등을 연결하는 포트의 위치가 정품과 다르다.
애플 아이맥의 가장 큰 특징은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형이라는 점. 따라서 일반 데스크탑 PC처럼 본체와 모니터 등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필요 없다. 그런데 이 북한 PC를 자세히 보면 각종 케이블이 7~8개나 연결돼 있고 책상에 난 구멍을 통해 아래쪽으로 이어져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해당 컴퓨터는 모니터와 본체가 따로 제작된, 즉 아이맥의 기능이 아니라 디자인만 흉내 낸 제품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 애플을 연상케 하는 IT 제품은 종종 등장해 왔다. 지난해 평양에 본사를 둔 ‘묘향 IT 컴퍼니’가 노트북 PC를 출시하면서 제품명을 ‘룡흥 아이패드’라고 붙이기도 했다. 수년 전 북한이 자체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계‘붉은별 3.0’또한 애플의 운영체계 ‘iOS’ 와 닮았다는 보도도 있다.
이를 두고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플 사랑’이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아이패드’나 ‘맥북’ 등 공식 석상에서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2016년 2월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이동하는 김 위원장의 테이블 위에 노트북 PC 맥북이 놓여 있었고 올해 8월에는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지도하면서 역시 애플사의 태블릿 PC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정확한 확인은 어려우나 애플 아이맥을 직접 카피했다기 보다 중국의 PC 업체들이 출시한 또 다른 짝퉁 아이맥을 본떴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해당 중국산 제품은 정품처럼 일체형으로 설계됐고 가격은 우리 돈 3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정품은 27인치형 기준 230만원부터 60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다. 현격한 성능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가격 경쟁력 덕분에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대화의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애플사의 제품이 북한의 일상에서 등장하는 일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
사진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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