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계약식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신태용(49)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8일 계약식을 갖는 그는 “우선 내후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며 “선수들의 체력을 먼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출국을 앞두고 만난 신 감독은 중국과 일본 프로팀 대신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을 맞게 된 배경을 두고 “내 이익을 생각했다면 프로팀(중국ㆍ일본) 감독직을 맡았겠지만, 그간 쌓은 노하우로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팀의 수준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컸다”고 했다. 그는 오는 28일 계약식을 마친 뒤 29일 한국으로 귀국, 1월 초 다시 인도네시아로 향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계약기간은 3년이다. 신 감독은 “당초 인도네시아에서 ‘3+2 계약(3년 계약 후 2년 연장 옵션)’을 제의했지만 연장 옵션은 빼자고 했다”라면서 3년 안에 인도네시아 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아시아 축구계에서 변방으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는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검증된 신 감독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A대표팀은 물론 올림픽대표팀(U-23)과 20세 이하(U-20) 대표팀까지 지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 감독은 “U-23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이미 탈락했고, 국가대표팀도 월드컵예선에서 5전5패”라며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게 될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에 우선 집중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 ‘신태용 사단’은 신 감독 외에 수석코치를 겸하게 될 김해운 골키퍼코치, 공오균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나를 포함한 5명의 코치진이 동행할 예정”이라며 “수비 쪽을 맡을 나머지 한 명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기술은 높다고 보지만, 체력 부족은 아쉽다”며 체력을 먼저 높이겠단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앞서 인도네시아 축구를 보면 전반에 잘 뛰던 선수들 체력이 후반 중반 급격히 떨어져 ‘저 선수가 그 선수 맞나’싶을 정도였다”며 “체력만 개선된다면 팀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그는 “박항서 감독님이 베트남에서 열풍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인도네시아도 다른 나라 지도자를 원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박 감독님이 워낙 잘하셔서 인도네시아도 자극 받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님이 베트남에서 국위선양을 많이 하셨는데,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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