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Z세대 인식조사’]
결혼ㆍ출산에 대한 인식 다른 세대와 확연한 차이
여성 89%는 “자녀가 반드시 있을 필요는 없다”
2000년 전후 만개한 정보기술(IT)의 세례를 받고 태어나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 경제적 풍요 속에서 태어나 개성적으로 살았던 부모세대(X세대)와는 또 다른 시대 환경과 사회 변화를 맞이 한 그들이 2020년 이후 우리 사회를 짊어질 주역으로 떠올랐다. 갓 대학에 진학하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뛰어든 Z세대들이 만들어갈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Z세대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와 심층 인터뷰 결과, 그들의 인식과 사고 속에는 이전 어느 세대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의 청사진이 담겨 있었다. 특히 결혼 및 출산에 대한 그들의 인식은 이른바 ‘Z세대 폭풍’의 예고편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Z세대 인식조사’에서 Z세대의 65.1%가 “결혼은 안 해도 된다”고 답했다. 부모 세대인 X세대에서 결혼에 부정적인 응답이 54%인 것과 큰 차이가 있었다. Z세대의 74%는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도 했다.
Z세대의 변화한 인식은 심층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년 전 서울의 대기업 금융회사에 들어가 김선영(25·가명)씨는 결혼 계획을 묻자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대학 때보다 생활이 훨씬 안정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평생 결혼을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평생 경쟁만 하다 겨우 대기업 들어왔잖아요. 그런데 결혼해 애 낳고 살면 결국 제 삶을 포기해야 할 거 같아요. 시댁 챙기고, 애 낳으면 직장도 그만둬야 하고. 취집(취직+결혼)은 옛말이죠. 차라리 동거가 나을 거 같아요.”
한국일보는 Z세대의 인식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한국리서치와 함께 1995년~2005년 사이 태어난 전국의 Z세대 500명과 70년대생 X세대 500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4일부터 6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이후 Z세대 31명을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3개 그룹으로 나눠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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