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페미니스트 단체 ‘위티’의 공동대표 양지혜(22)씨가 미국 CNN방송이 선정한 ‘올해 변화를 이끈 아시아 청년활동가 5인’에 선정됐다. 학내 성폭력 고발 운동인 ‘스쿨미투’을 주도하고 이를 통해 젠더(genderㆍ성) 문화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NN은 26일(현지시간) “올해 세계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젠더나 환경 등 사회문제에 직접 대항하는 행동주의를 보여줬다”면서 양씨를 포함해 아시아의 대표적인 청년활동가 5명을 소개했다. 양씨는 지난해 3월 용화여고 스쿨미투 운동을 주도해 학내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함으로써 교육부 내 양성평등 부서 신설, 학내 성희롱ㆍ신고센터 설치 등을 이끌어냈다. 또 같은 해 11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스쿨미투 운동 보고서를 제출하고 올해 2월에는 직접 참석해 한국의 교내 성폭력 실태를 증언하는 등 아동권리위가 스쿨미투 운동을 공식의제로 채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NN은 양씨가 주도한 스쿨미투 운동을 청소년 성폭력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스쿨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한국 사회에서 젠더 문화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씨는 “소녀들에게 학교는 안전한 공간으로 느껴지지 않고 차별과 성희롱을 자주 당하는 장소였다”면서 “(이제는) 더 많은 소녀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고 가부장적인 태도에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씨와 함께 성 소수자 결혼 합법화를 위해 활동해온 대만의 웡위칭(24), 지난달 홍콩 최연소 구의원에 당선된 조슬린 차우(23), 인도의 환경운동가 리드히마 판데이(12),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를 설립한 미얀마의 예 와이 표 아웅(24) 등이 아시아 청년활동가 5인에 이름을 올렸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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