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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맞이하는 2020년... 이재용의 ‘뉴삼성’ 분수령,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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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맞이하는 2020년... 이재용의 ‘뉴삼성’ 분수령,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 관심

입력
2019.12.30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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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시장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에다 미ㆍ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관련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악재에 악재가 더해진 2019년은 국내 산업계에 버티기 힘든 한 해였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 2020년이 새롭게 밝아오고 있다. 어떤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젊은 총수의 리더십이 자리를 잡는 분기점이 될 것이고, 또 어떤 기업들은 그 동안 어지럽혀진 난제를 해결해 나갈 한 해가 될 것이다. 각각의 기업들이 맞이한, 해결해야 할 각종 현안들을 살펴봤다.

삼성은 내년 초가 ‘이재용이 이끄는 뉴(New) 삼성’ 출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경영 공백을 메워온 시간이 벌써 6년째.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2017년 2월부터 1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한 여파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일단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이 열리는 내년 1월 17일로 재계는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선고가 나는 건 아니지만, 재수감 또는 집행유예 등 향후 재판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전환기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내놓을 자체적 ‘준법감시제도’에 관심이 크다. 준법감시제도는 정치 권력자의 부당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라는 앞선 재판부의 요구에 이 부회장의 내놓을 답변으로 ‘이재용식 삼성’ 경영원칙이 밑그림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KT는 내년 3월 황창규 KT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한 해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는 이미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내정돼 있다. 2014년 취임한 황 회장은 매번 정권 교체 후 불명예 퇴진을 해야 했던 역대 회장들과 달리 중도 사퇴 없이 임기를 완주한 인물로 남게 된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운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운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같은 달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그룹 지주사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도 관심거리다.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 조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23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상황에서 그 때까지 가족간의 갈등 봉합에 실패한다면 조 회장은 최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진과 함께 항공업계 쌍두마차였던 아시아나항공 역시 HDC그룹으로 새롭게 둥지를 옮기게 될 예정으로, 어떤 재도약의 한 해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건강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8일 서울아산병원에 퇴원한지 8일만에 재입원하면서 롯데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최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신 명예회장이 한국 재벌그룹의 10대 재벌 창업주들 중 유일하게 생존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CJ그룹은 매년 11월 전후로 시행하던 정기 임원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대마 밀반입 사건으로 경영승계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그룹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새해 어떤 인적 쇄신 카드가 나올 지가 관심이다.

배달의민족 CI
배달의민족 CI

올해 굵직한 인수합병에 나섰던 기업들도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SK텔레콤의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작업이 정부 인허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목표로 하고 있는 합병기일은 4월 1일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노심초사하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EU와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어느 곳 하나 ‘무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만만치 않은 2020년이 될 전망이다.

배달 앱 사업을 벌여온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합병 여부도 관심거리다. 배민은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됐는데,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도 딜리버리히어로의 소유라는 점에서 합병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미 독점에 따른 피해를 언급하면서“매각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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