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경영 2년차를 맞이해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등 각종 미래사업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 이들 산업에 있어 기술력 확보 등 질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20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크게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선 △전동화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주요 미래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 업체들을 선도하는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동화의 경우 2025년까지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으로 당장 올해는 쏘렌토, 투싼, 싼타페 등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 ‘그랩’, 인도 최대 차량공유업체 ‘올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모빌리티 전문법인 ‘모션랩’ 등 모빌리티 분야에만 수조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자율주행 분야에 있어서도 지난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미국 ‘앱티브’와 2023년까지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연구ㆍ개발(R&D)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또한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질적 성장을 이루는데 보다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주력 제품도 제네시스 ‘GV80’, 기아차 ‘쏘렌토’ 등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SUV, 고급차 중심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물론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 판매량(719만대)보다 4.8% 가량 높은 753만6,000대로 세워두는 등 양적 성장도 함께 해 나갈 생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투자를 위해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역시 수익성 없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이제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