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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지 않는 최악의 호주 산불… 예비군 3,000명 동원령까지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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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지 않는 최악의 호주 산불… 예비군 3,000명 동원령까지 발동

입력
2020.01.04 22:41
수정
2020.01.0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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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고 있는 호주가 예비군까지 동원하는 등 진화에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주요 도시의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고 새로운 산불까지 속속 일어나고 있어 사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4일 AFPㆍ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내가 기억하는 한 사상 최대 규모인 예비군 3,000명을 동원해 지난 수개월 동안 화마와 싸우고 있는 의용 소방대 수천 명을 돕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결정으로 더 많은 군인이 지상에 배치되고 더 많은 항공기가 하늘을 날며 더 많은 배가 바다에 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호주방위군(ADF)은 군함 2척을 투입, 불길을 피해 모여 있는 남동부 해안도시 말라쿠타 주민과 관광객 1,000여명을 인근 빅토리아주 웨스턴포트로 대피시킨 바 있다.

현재 호주 인구 밀집지역인 동남부에는 많은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3개 주에서 1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령이 떨어졌다. 40도 이상으로 치솟은 기온과 강한 돌풍이 수백 개의 산불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새로운 산불이 속속 일어 나고 기존 산불도 봉쇄선을 뚫고 퍼지며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시드니는 서부 교외인 펜리스에서 사상 최고인 섭씨 48.9도를 기록했고, 호주 수도인 캔버라도 역대 최고인 42.9도를 기록했다고 호주 기상청(BOM) 대변인이 밝혔다.

팬리스의 섭씨 48.9도는 광역 시드니에서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1939년 이래 가장 온도가 높았다고 호주 채널 9 방송이 전했다. 매일 세계 기후 정보를 발표하는 ‘월드 웨더 투데이’(www.worldweathertoday.info)에 따르면, 이날 지구상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지역은 1위 팬리스를 비롯해서 2위 나란데라 공항 등 10위까지 모두 호주가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 산불의 피해 지역은 약 1,200만 에이커(약 4만 9,000㎢)에 달한다. 남한 면적(약 22만㎢) 5분의 1에 달하는 면적이다. 특히 산불이 몇 달 간 이어진 가뭄과 만나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전문가들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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