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로 여야 의원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긴 가운데, 약식기소된 자유한국당 의원 10명 중 2명에 대해 의원직을 잃을 수 있는 벌금 500만원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은 5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지난 3일 오후 열린 ‘패스트트랙 기소 대책 회의’에서 검찰 구형량 등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약식 기소된 A 의원과 B 의원이 벌금 500만원 형을, 나머지 의원 8명은 벌금 100만~300만원형을 구형받은 사실을 당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기소 명단에 포함된 C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가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고 말한 것처럼 당 차원에서 법률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국회법 165조와 166조는 ‘몸싸움 방지법’이라 불린다.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폭력행위를 하거나 의원의 회의장 출입 등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는 경우 의원직 상실과 함께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약식기소의 경우 판사는 검찰 청구대로 약식명령을 내리거나 당사자를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약식명령의 형량은 검찰 구형량보다 낮아질 수도, 높아질 수도 있다. 약식명령이 떨어진다 해도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어 결론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4월 공직선거법 개정안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설치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벌어진 여야 의원 간 물리적 충돌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일 여야 당 대표와 의원, 보좌진, 당직자 등 37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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