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엑소→BTSㆍ트와이스→워너원ㆍ세븐틴’ 덕에 “한국은 CD판매 대국”
알림

‘엑소→BTSㆍ트와이스→워너원ㆍ세븐틴’ 덕에 “한국은 CD판매 대국”

입력
2020.01.06 20:00
20면
0 0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음원 유통이 보편화하면서 CD 등 실물 앨범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만 매년 크게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앨범 판매량 상위 400위에 오른 앨범의 총 판매량은 2,459만장으로 2018년(2,282만장)에 비해 7.8% 늘었다. 음반 시장이 활성화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아이돌 팬덤을 겨냥한 지나친 상술의 결과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내 음반 판매량은 가온차트가 집계를 시작한 2011년부터 2015년까지만 해도 700만~800만장 선을 오갔다. 그러다 2016년 1,000만장을 넘어서더니 이듬해 56.8%나 증가하면서 1,693만장을 기록했고 2018년엔 또다시 34.7%가 늘며 2,000만장을 넘어섰다.

그래픽=한국일보
그래픽=한국일보

이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도 실물 앨범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하다. 디지털 음원을 포함한 앨범 판매량은 2011년 3억3,100만장에서 2018년 1억4,100만장으로 57% 이상 줄었고, CD 판매량은 2012년 2억만장 수준에서 2018년 5,200만장으로 폭락했다. 실물 음반이 여전히 많이 팔리는 일본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 2억1,500만장이었던 음반 판매량은 점차 줄어들더니 2018년 1억3,700만장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국내 음반 판매량이 이처럼 크게 늘고 있는 요인으로는 K팝 아이돌 그룹의 막강한 팬덤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앨범 판매량 상위 5팀의 그룹이 판매한 것만 1,000만장이 넘는다. 6위부터 10위까지 5팀의 판매량도 300만장에 달한다. 상위 10위에 오른 가수는 모두 아이돌 그룹이거나 아이돌 그룹 멤버다.

트와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트와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몇 년 사이 음반 판매량이 급증하게 된 건 방탄소년단(BTS)과 트와이스 등이 급부상하면서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2015년까지 엑소가 주도하던 음반 시장에 BTS와 트와이스 등이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졌다”며 “이후 워너원, 세븐틴 등이 등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의 음반을 멤버별로 다른 구성으로 포장하거나 화보, 포토카드, 포스터 등으로 상품성을 높여 판매량을 늘리는 건 오래된 마케팅 기법이다. 최근에는 판매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 앨범을 사면 팬미팅이나 팬사인회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전자의 방식이 소비자 1명에게 최대 10장 안팎의 CD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면, 후자는 최대 200장 안팎의 구매 효과가 있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실제로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인터넷 팬카페에 가면 “팬사인회 당첨을 위해 CD 100장을 샀는데도 떨어졌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심화하다 보니 업계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팬사인회 응모를 위해 CD 수십 장을 산 뒤 몇 장만 남기고 모두 버리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앨범이 음악으로서 가치를 잃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팬사인회 응모와 포토카드 수집을 위한 부가상품으로 팔리는 CD를 전통 음악시장 범주에 넣을지 화보집 같은 상품 시장에 포함해야 할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