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영상 공개된 뒤 네티즌들 응원 물결
‘호주 상징’ 코알라의 서식지 80% 불에 타
최악의 산불이 번진 호주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직접 차를 운전해 코알라를 구조한 사연이 주목 받고 있다. 13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통해 알려진 구조 활동에 호주인들은 “용기 있는 행동에 고맙다”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9살 미카와 18살 칼렙은 남호주 캥거루섬 플린더스 체이스 국립공원에서 차를 몰고 다니며 코알라를 구조했다. 이들은 어미와 새끼 코알라 한 쌍과 어미를 잃은 새끼 코알라 6마리 이상을 구조해 보호소로 인계했다. 호주7뉴스는 7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전하며 “절망의 순간에서 감동적인 구조 활동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함께 공개된 영상에서 미카와 칼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코알라를 구하려고 했다”며 차 안으로 옮긴 코알라를 보여줬다.
이들의 구조 활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트위터에서 구조 영상을 본 이들은 “갈 곳도 먹을 것도 없는 동물을 구조해줘서 정말 고맙다”(Kr****),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건 인간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들은 물론 야생동물을 구조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Lo****) 등의 격려 메시지가 잇따랐다.
호주 산불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지속하며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아마존에서 700만 헥타르(ha)의 열대우림이 불타는 비극에 이어 호주에서는 최근 730만 헥타르의 산림을 화마로 잃었다. 화재 피해 지역에는 호주의 주요 야생동물 서식지도 포함됐는데, 전문가들은 산불로 인해 죽은 야생동물이 10억 마리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호주의 상징’ 같은 코알라는 산불로 서식지의 80%가 파괴돼 멸종 위기설까지 나왔다. 호주 정부는 코알라 등 야생 동물 구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 지역 내 학교 시설은 코알라를 위한 대피소를 만들어 화상을 입은 코알라를 치료하고 서식지를 잃은 코알라를 보호 중이다. 애들레이드 코알라 구조센터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구조된 코알라도 화상이 심해 하루도 안 돼 죽는 경우가 많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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