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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허수아비 만드는 인사” 추미애 정면 비판한 대검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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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허수아비 만드는 인사” 추미애 정면 비판한 대검 검사

입력
2020.01.13 10:39
수정
2020.01.14 00:3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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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도 감찰2과장 “정치검사 시즌2 양산할 우려”

검찰. 연합뉴스
검찰. 연합뉴스

대검찰청 소속 검사가 최근 검찰의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현 정권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며 정면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 차원에서 단행한 인사를 현직 검사가 공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 소속 정희도(사법연수원 31기) 감찰2과장은 13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법무부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8일 인사 내용은 충격”이라고 밝힌 뒤 "특정 사건 관련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는 등 불공정한 인사는 정치검사 시즌2를 양산하고 시계 바늘을 되돌려 다시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검찰권을 행사하는 진정한 국민의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진짜 검찰개혁'을 고민하고 추진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과장은 우선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인사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검사 임명과 보직은 법무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되,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검찰청법 34조를 거론한 뒤 “검찰인사위 개최를 불과 30분 앞두고 총장을 불러 의견을 제시하라는 것, 인사안의 내용도 모르는데 의견을 말하라는 것, 이게 과연 ‘총장의 의견을 들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반문했다. ‘총장 의견을 들어’ 대목이 반영된 검찰청법 개정의 취지는 “총장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라는 의미”라고도 했다.

정 과장은 설 연휴 전 단행이 예고된 중간간부(차장ㆍ부장검사급) 인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만약 그 인사에서도 ‘특정사건 관련 수사담당자를 찍어내는 등의 불공정한 인사’를 하신다면 전 장관님이 말씀하시는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검찰을 특정세력에게만 충성’하게 만드는 ‘가짜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총장 권한인 특별수사단 구성과 관련해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한 추 장관의 특별지시 또한 도마에 올렸다. 정 과장은 “자칫 잘못하면 법무부 장관 혹은 현 정권이 싫어하는 수사는 못하게 하겠다는 지시로 읽힐 수 있다”며 “특별수사단 사전승인을 법제화하려면, 반드시 그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견제장치도 도입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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