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차분… 2018년엔 평창동계올림픽 ‘수호랑’ 등장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고, 고민정 대변인이 진행을 보조하는 방식이었다.
세 번째로 진행한 ‘백악관식’ 기자회견이어서 그런지, 기자들의 질문 경쟁이 치열했던 2018년과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2018년 첫 기자회견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흔드는 것처럼 시선을 강탈한 기자는 없었지만, 지난해처럼 한복을 입고 부채를 펴 보이는 기자가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한 매체의 기자는 경제 분야 계획을 질문하는 과정에서 “아, 아들아. 넌 다 계획이 있구나”라며 영화 ‘기생충’의 대사를 읊어 장내에 웃음이 퍼지기도 했다.
“제가 마음이 약해서요. 아까 그 옆에 분.”(문 대통령) 또 다른 기자는 옆에 앉은 기자가 질문자로 지목됐는데, 본인으로 착각해 잘못 일어났다가 다음 질문자로 꼽히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앞서 열렸던 두 번의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띄었다. 특히 역대 정부 최초로 백악관식 기자회견이 열렸던 2018년 신년 기자회견은 질문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강원 지역 매체의 한 기자는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인형을 흔드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어서인지, 해당 기자는 수호랑 덕에 질문 기회를 얻었다.
대다수의 기자들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참석한 가운데, 보라색 옷을 입은 기자는 질문 기회를 얻자 “보라색 옷을 입고 나온 것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종이와 수첩, 핸드폰, 모자 등을 흔들거나 ‘질문 있습니다’라고 적힌 종이 피켓을 흔드는 기자, 한 손으로는 모자라 두 손을 들고 발언권을 호소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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