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ㆍ바른미래당ㆍ민주당 등 순차 방문… 한국당 “일정 조율해 곧 만날 것”
‘협치’를 화두로 내세우며 임기를 시작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예방했다. 협치를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각 당의 입장을 충분히 듣겠다는 차원이었지만 정작 자유한국당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국회를 찾은 정 총리는 협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장 먼저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정 총리는 “협치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사실 그게 잘 이뤄진 적은 별로 없다”며 “협치를 하지 않고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쉬운 것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의장도 “협치가 잘 되면 책임총리가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정 총리의 협치에 대한 의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장에서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협치 내각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한 정 총리의 건의를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협치야 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며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 총리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도 “국민만 바라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협치를 강조했다. 이에 손 대표는 “중요한 건 국회 안에서 정당 간 진정한 협치”라면서 “합의의 민주주의를 이뤄 대통령이 모든 걸 전횡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국정을 끌어나가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친정인 민주당과 새로운보수당, 정의당을 차례로 찾았다.
하지만 한국당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황교안 대표의 충청 지역 방문과 심재철 원내대표의 개인 일정 때문이라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일정상 맞지 않았을 뿐 조만간 정 총리 측과 일정을 조율해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만남이 불발된 데는 정 총리에 대한 한국당 지도부의 마뜩잖은 기류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실제 황 대표는 이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최소한의 협의와 대화마저도 거부하는 정권”이라고 쏘아 붙였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주먹을 쥔 손으로 어떻게 손뼉을 마주치라는 것이냐”며 “허황한 협치를 말하기 전에 야당을 야당으로 인정하는 게 기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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