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박용만∙정지선 회장 등 빈소 찾아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한 가운데 차남인 신동빈 롯데 회장과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주로서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2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사이가 멀어진 뒤 2018년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 때 마주친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재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자의 난’으로 불리며 경영권 다툼을 벌이던 두 형제는 신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에야 얼굴을 마주한 셈이다.
이날 두 사람은 오전 9시 40분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들을 일일이 맞고 있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차례로 빈소를 방문했다.
또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오거돈 부산시장, 하임 호셴 이스라엘 대사,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날 조문을 마친 뒤 "원래 존경하던 분이고, 최고의 원로 경영진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지난 1~2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앞으로 롯데가 더 발전할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도 "자수성가 창업세대의 거의 마지막 분"이라며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롯데를 이루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신동빈 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고인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여동생 신정숙씨,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 등도 빈소를 지켰다.
이날 오후 8시에는 모처럼 가족 30여명이 모여 장례식 초례(장례를 시작하고 고인을 모시는 의식)를 치렀다. 신동빈 회장과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동주 부회장이 가장 먼저 절을 올렸다. 이 모습은 롯데그룹 측이 촬영해 언론에 공개했다.
또한 고인과 사실혼 관계였던 서미경씨는 이날 밤 11시 10분께 빈소를 찾아 30여분간 머물렀다. 서씨는 친오빠인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조문했다. 서씨의 딸 신유미씨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지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발인은 22일이며 영결식은 오전 7시 잠실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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