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색작업 나흘째 진전 없어
“누구보다 교육과 봉사에 열정이 뜨거운 분이었는데… 도저히 믿어지질 않네요.”
네팔로 교육봉사를 떠났다가 17일 눈사태로 실종된 최모(37·여)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동료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낭보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대전에 사는 최씨는 충남대 졸업 후 부산교대에 다시 입학해 임용고시에 합격할 만큼 ‘교원의 꿈’을 이룬 늦깎이 교사라 주변의 가슴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2012년 9월 논산의 한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아 아이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3월 현재 근무하는 학교로 옮겨 교단에 섰다. 동료들은 최씨가 실종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 동료 교사는 “최 선생님은 늘 밝고 쾌활하게 생활하면서 교직원은 물론, 학생들과 관계형성을 잘해 인기가 많다”며 “며칠 전 다녀온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생생하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는 누구보다 교육봉사를 솔선하는 교사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최씨는 2018년 3개월간 인도네시아로 교육교류 및 봉사활동인 ‘8호 파견’을 다녀올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8호 파견은 교육부가 해외 협력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외국이나 국제기구에 교원 등을 파견하는 사업이다.
최씨는 당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시설 등의 개보수 작업을 돕는 등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 학교 교장은 “최 선생님은 학부모 민원이 아예 없을 정도로 학교 생활에 성실했다”며 “방학 때라 문자로 ‘다녀오겠다’고 해 ‘무사히 잘 다녀오라’고 답했는데 사고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먹먹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상이 나빠 구조ㆍ수색 작업이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 답답하다. 제발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씨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한 학생은 본보에 “선생님이 하루빨리 가족, 학교 품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며 울먹였다.
네팔 당국은 사고 발생 이후 나흘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종자 구조나 발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새로운 눈사태가 발생하고 기상까지 악화돼 수색작업이 중단된 이후 20일 오전 현지 주민을 중심으로 도보 수색이 재개됐다.
네팔 당국은 군 구조인력도 추가 투입했다. 이들을 태운 헬기는 안나푸르나 착륙지점의 눈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한 차례 회항했다가 정비 후 다시 현장 수색에 나섰다. 헬기에는 현지 경찰과 우리 외교부 신속대응팀, 박영식 주네팔 한국대사 등도 동승했다.
한국 대표 산악인인 엄홍길 대장은 헬기를 타고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해발 3,700m)의 산악구조센테로 가서 드론을 띄우는 등 수색작업을 돕기도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충남교육청 상황본부를 찾아 “사고를 당한 네 분 선생님의 신속한 수색과 실종자 가족 지원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상황점검단을 가동하고,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추가 파견했다.
충남교육청도 부교육감이 총괄하고, 가족심리안정 지원을 위한 전문상담교사 등 7명으로 꾸린 지원단 2진을 이날 추가 파견했다. 실종자 가족 3명도 동행했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해발 3,230m)에서 하산하다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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