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골 깊어, 외상센터 지원은 계속”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국종 아주대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과 아주대 병원과의 갈등을 두고 아주대 병원이 법을 어기거나 정부 지원금을 엉뚱하게 써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아주대 병원을 실무자들이 면밀히 살펴본 결과 “(서로)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상대를 돌봐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20일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 센터장과 아주대 병원의 갈등과 관련해 “모 일간지 기사 제목인 ‘세상을 다 구하고 싶은 의사 대 영웅 뒷바라지에 지친 병원’이 현 상황을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며 “양쪽이 다 열심히 했는데 다 지쳐 있는 상황으로, 법이나 제도와 관련한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간호사를 채용하라고 지난해 지급한 지원금을 아주대 병원이 전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해석의 문제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박 장관은 “아주대 병원 측에선 이미 (권역별 외상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법정 간호사 수보다 더 많은 간호사를 채용하고 있어 새로 나온 지원금을 이미 채용했던 간호사에게 줬던 것”이라면서 “이 센터장은 기왕 채용했던 간호사 비용은 병원에서 부담하고 새로 나온 돈으로 간호사를 더 채용해 달라고 했던 것에서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복지부 실무자들 역시 이 센터장과 아주대 병원 모두 법이나 제도를 위반한 문제가 아닌데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 외상센터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비치는 데 난감해 하고 있다. ‘병원 측이 병실이 남아도 외상환자에 대한 병실은 지원하지 않았다’는 이 센터장의 주장과 ‘항상 병실은 부족하나 외상센터에는 충분히 지원했다’는 병원 측 반박에 대해서도 복지부 관계자는 “갈등이 깊어지니 양측 모두 과장된 발언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장관은 병원 측과 외상센터가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를 비롯한 권역별 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박 장관은 “외상센터에 들어왔던 환자가 병원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권역외상센터가 잘 돌아가려면 외상센터를 둘러싼 병원체계가 함께 잘 움직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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