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면 과태료’ 금연아파트 등장에도 해결에 한계
층간 흡연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몇몇 주민이 빌라 안 화장실에서 담배를 핍니다. 밖으로 나가기 귀찮습니까?”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호소문의 내용입니다. 어느 빌라의 입주민이 ‘층간 흡연’을 견디지 못하고 이 같은 호소문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을 쓴 입주민 A씨는 “빌라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는 부탁의 말도 빠뜨리지 않았는데요.

여기서 더 논란이 된 것은 또 다른 입주민의 반박입니다. 입주민 B씨는 같은 장소에 “이런 글을 올릴 땐 몇호인지 밝히고 붙여 놓으시라. 흡연은 불법 행동이 아니다. 담배 냄새가 죽도록 싫다면 이사 가는 게 맞다”고 반박하는 종이를 붙여놨습니다.

또 A씨가 “밖으로 나가기 귀찮냐. 당신의 어머니도 당신을 낳는 게 귀찮았을 거다”라고 부모를 언급한 점에 대해 “어디서 부모 이야기냐. 말 조심하라”며 다소 거칠게 쏘아붙이기도 했죠.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A씨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은 “자기들도 담배 냄새 싫어하면서 비흡연자들 피해 받는 생각은 안 한다”(나****), “밖에 나가서 피면 되지 피해 줄 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핵****),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집에서 안 피우는 게 상식이고 매너인가”(수****)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어요. 흡연자의 권리도 존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인데요, 일부 누리꾼들은 “흡연자를 쓰레기 취급하는 건 매너가 있는 거냐. 나라에 불만을 표하라”(남****), “집에서도 못 피우고 밖에서도 못 피우면 그냥 담배를 불법으로 규정하지 그러냐”(관****) 등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어요.

어느 한 빌라의 입주민이 층간 흡연을 문제제기 하는 글(왼쪽)을 써 붙였는데 또 다른 입주민이 이에 반박하는 내용을 써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실 층간 흡연은 층간 소음 못지않게 이웃 간 갈등이 잦은 사안입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복도와 거실에서 흡연 절대 금지.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층간 소음과 흡연은 절대적으로 자제해달라”고 공지한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죠. 또 강원 원주시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에는 발코니 난간과 공용 복도 창문 등에 담배꽁초가 쌓여있는 사진이 올라온 적도 있어요. 지난해 9월 경기 오산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유모차에 타고 있던 세 살배기 아기가 누군가 위에서 던진 담배꽁초에 맞아 화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고 해요.

지난해 8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 베란다, 복도, 계단 등 아파트 내에서 흡연을 간접경험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47%에 달했다고 해요. 가정 실내에서 간접 흡연한 응답자도 22% 수준이고요.

오죽했으면 ‘금연 아파트’도 생겼습니다. 정부는 2016년 9월 3일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거주세대 2분의 1 이상이 동의해 자율적으로 신청하면 시ㆍ군ㆍ구청장은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및 지하주차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했어요. 또 2017년부터는 금연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될 경우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하기 시작했고요. 다만 베란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마저 단속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금연 아파트로 지정됐어도 층간 흡연 갈등이 여전한 이유이기도 하죠.

반박 글을 써 붙였던 B씨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닌 이상, 흡연 자체가 불법인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담배 냄새를 피해 이사를 갈 수도 없는 거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내 집에서만큼은 담배를 피워도 되는 걸까요?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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